지금 사는 집에선 창문으로 산이 보인다. 집의 벽과 천장은 자로 그은 것처럼 반듯하고 두꺼운 이중창은 듣기 싫은 바깥의 소음을 모두 막아준다. 잘 쓰지 않는 살림을 축적해놓을...
지금 사는 집에선 창문으로 산이 보인다. 집의 벽과 천장은 자로 그은 것처럼 반듯하고 두꺼운 이중창은 듣기 싫은 바깥의 소음을 모두 막아준다. 잘 쓰지 않는 살림을 축적해놓을 방도 있고, 버리기 애매한 쓰레기를 방치할 수 있는 작은 베란다도 있다.
전보다 넓고 튼튼한 집에 살게 되었지만 그것이 곧장 성취감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안부를 묻는 친구들은 ‘아직도? 언제 와?’라는 말을 자주 했다. 서울에서 사귄 친구들이니 당연한 것이었지만 나는 혼자 그 물음을 되뇌고 곱씹으면서 자괴감으로 발전시켰다. 만남을 기약하는 흔한 인사말에 굳이 ‘몸이 아파 지방에 있다’며 상대가 크게 궁금해하지 않는 사정을 변명하듯 늘어놓거나, 굳이 성수동에서 열리는 관심 없는 브랜드의 팝업 행사와 음료값이 비싸서 몇번 가보지도 못한 서촌 카페의 폐업 등을 이야기하며 ‘서울에 살지 않는 나’를 꽁꽁 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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