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와 삶]스님 우리 만나요

양다솔 문화와 삶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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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엄마가 부처님오신날에 부처님을 뵙고 온 이야기다. 아빠는 나이 50을 목전에 두고 엄마와 이혼했다. 그리고 스님이 됐다. 할머니는 종종 전화를 걸어왔다. “에미야, 아...

이것은 엄마가 부처님오신날에 부처님을 뵙고 온 이야기다. 아빠는 나이 50을 목전에 두고 엄마와 이혼했다. 그리고 스님이 됐다. 할머니는 종종 전화를 걸어왔다. “에미야, 아쉬울 것 있냐. 너도 절에 가서 공양주로 일해라.” 나는 헛웃음이 나왔지만 엄마는 고개를 숙였다. 엄마는 이후로도 쭉 무교였고 절에는 얼씬도 하지 않았다. 대신 시골로 내려갔다. 저 푸른 초원 위에 구름 같은 집을 짓고 사랑하는 우리 님과 사는 대신 딱 엄마 혼자 살기 좋은 집을 지었다. 안방 구석엔 셋이 찍은 가족사진을 걸었다. 김범수의 ‘보고 싶다’를 컬러링으로 삼았다.

엄마는 만나러 가기로 결심했다. 부처님오신날의 일이었다. 그날은 공휴일이었고, 부처님의 생신이었고, 무엇보다 절에서 대중을 맞이하는 날이었다. 그보다 더 적절한 날은 없었다. 아빠를, 아니 부처님을 만나기 위해서 말이다. 7년 만이었다. 마지막으로 부처님을 만난 것은 말이다. 떨리는 목소리로 전화를 걸었다. 부처님은 자신이 사는 절 이름을 말해주었다. 엄마는 그 이름을 입안에 굴려보았다. 예쁜 절, 예쁜 절. 길을 잃고, 멈춰 서고, 돌고 돌아 절에 도착했을 땐 오후가 되어 있었다. 엄마는 사람들 사이를 헤치며 부처님이 모셔진 대웅전으로 향했다. 모든 민머리 뒤통수의 얼굴을 일일이 확인하고 나서야 그곳에 부처가 없다는 것을 알았다. 수화기에 대고 말했다. “어디야?” 부처도 말했다. “어디야?” 둘은 동시에 대답했다. “대웅전.” 엄마는 대웅전의 구석구석을 샅샅이 살펴보았다. “나도 대웅전.” 둘은 대웅전에 있었다. 그리고 둘은 대웅전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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