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춘추] 오만과 모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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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신문에 우리나라의 2022년 기준 연간 수출액이 일본의 92% 수준까지 올라왔고, 총수출액이 사상 처음으로 연간 7000억달러를 기록하면서 이르면 올해 일본을 추월할 수도 있다는 기사가 보도됐다. 오랫동안 대한민국이 아닌 나라에서 살다가 온 사람처럼 깜짝 놀랐다. 어느 사이에 이렇게 되었을까? 우리나라는 제자리에 있는데 일본이 가라앉아 이렇게 된 ..

얼마 전 신문에 우리나라의 2022년 기준 연간 수출액이 일본의 92% 수준까지 올라왔고, 총수출액이 사상 처음으로 연간 7000억달러를 기록하면서 이르면 올해 일본을 추월할 수도 있다는 기사가 보도됐다. 오랫동안 대한민국이 아닌 나라에서 살다가 온 사람처럼 깜짝 놀랐다. 어느 사이에 이렇게 되었을까? 우리나라는 제자리에 있는데 일본이 가라앉아 이렇게 된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좀 더 찾아보기까지 하였다. 국민 1인당 수출액으로 따지면 2배가 될 것 같다.지금껏 종사해 왔던 업무 성격상 사회 기사와 정치 기사를 주로 접하게 되면서, 우리나라에는 암이 퍼지듯 갈등이 커져 있어서 구제가 안 될 상황인 것으로 잘못 입력돼 있었던 탓이었을까? 이런 핑계가 들었지만 그보다는 세상의 움직임에 관한 정보를 편의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던 게 아닐까 하는 반성이 들었다.

갑자기, 너무나 섣부르게도 '페르시아 사람들'이라는 그리스 희곡이 생각났다. 그리스가 페르시아전쟁의 최종적인 승리를 축하하기 위해 당시 크게 유행하던 연극 형식으로 창작물을 기획했는데, 그 연극이 '페르시아 사람들'이라고 한다. 당시로서는 발칸반도와 서남아시아, 북아프리카를 아우르는 최대의 제국이었던 페르시아가 그리스를 상대로 한 전쟁에서 어쩌다가 무참하게 패배했는가를 그려내는 내용이다. 연극은 페르시아에 대해 두 가지 패인을 지적하는데, 바로 '오만'과 '모욕'이다. 아이스킬로스는 승리에 도취돼 있는 그리스 사람들에게 이 함정을 알리고 싶었던 것 같다. 이 연극은 그리스인들이 무엇을 잘했는지는 묘사하지 않는다. 희곡 전체로 보면 페르시아에 의한 몇 차례의 침입 전쟁으로 위기에 처한 그리스가 한 방향으로 단결했음을 알 수 있을 뿐이다.

우리가 광복을 맞이한 이후 어떠한 일이 있었는지 우리 시대는 잘 알고 있다. 한국전쟁에서 시작해 4·19 혁명, 새마을운동, 군부 통치, 6·10 항쟁, K팝, K컬처 등등 말이다. 산업화를 위해 고생한 국민들, 민주화를 위해 고생한 국민들, 두 가지 노력이 긴장을 유지하면서도 한 가지 뜻으로 역경을 이겨내고 승화시켜 온 결과가 오늘 우리가 목도하고 있는 현실이다. 그러기에 어느 한 분야에 더 많은 점수를 주고 다른 분야를 폄훼할 일도 아니고, 그렇게 하고 싶은 마음이 들 상황도 아니다. 오히려 서로를 칭송하고 각자 칭찬해도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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