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민보] “성서 때문에 동성애가 죄라면 ‘노예제’는?” 이동환 목사가 성탄에 던진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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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민보] “성서 때문에 동성애가 죄라면 ‘노예제’는?” 이동환 목사가 성탄에 던진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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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오늘 예수 탄생의 기쁜 소식을 기다리는 이들은 누구일까? 성소수자를 축복했다는 이유로 정직2년을 선고받은 이 목사는 이 땅에서 차별받고, 외면받는 성소수자도 그들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한다.newsvop

1,800만 원이 넘는 돈을 들여 3년 가까이 재판을 진행한 근거는 동성애 관련 감리교 규정이지만, 보다 근본적으론 성서에 등장하는 동성애 관련 구절들에 있다. “너는 여자와 교합함같이 남자와 교합하지 말라 이는 가증한 일이니라”라는 레위기 18장 22절 등을 인용해 “성서가 동성애를 금지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하지만, 성서가 쓰일 당시는 ‘동성애’라는 개념이 없던 고대 사회였던 만큼 시대적 배경을 무시한 채 이들 구절을 무조건 받아들여선 안 된다는 신학자들이 많다. 해외에선 성소수자 성직자와 신자들을 인정하는 개신교 교단도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선 아직 동성애는 절대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교단이 대다수다. 이 목사는 “우리나라는 유독 동성애 이슈에 있어서 굉장히 보수적인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하지만, 동성애와 관련한 이들의 이런 논리는 성서의 다른 금지 규정엔 예외가 된다. 이 목사는 “성서 레위기를 그대로 따르자면 돼지고기, 오징어도 먹으면 안 돼요. 옷감을 직조할 때도 두 개 이상을 섞으면 안 되니깐 면 100%만 입어야 하죠. 형이 죽은 뒤에 동생이 형수와 결혼하여 함께 사는 혼인 제도인 ‘형사취수’도 성서를 그대로 따르자면 해야 하는 거고, 노예제도 또한 성서를 따르자면 인정할 수밖에 없는 제도가 됩니다. 하지만, 아무도 이런 구절은 따라야 한다고 주장 안 하잖아요?”라고 반문하며 “시대적 변화를 무시하고, 고대의 인식과 율법을 오늘날 그대로 받아들여 적용하는 건 너무 위험한 일”이라고 꼬집었다.이 목사의 재판은 지난 1992년 다른 종교와 대화를 시도하다 재판을 받은 고 변선환 전 감리교신학대 학장을 떠올리게 한다.

이런 개신교 내부 분위기에 대해 이 목사는 “대형교회 목사들과 장로들의 목소리가 과대 대표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이 지난 2월 3일 발표한 개신교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개신교인 가운데 42.4%가 차별금지법 제정에 찬성했고, 반대한다는 응답은 31.5%에 그쳤다. 이 목사는 “교회가 전부 그런 건 아니라는 거잖아요. 보수적인 분위기를 바꿀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라고 말했다. “현장에 계신 노동자께서 기도회에 온 저를 보고 ‘어떻게 오셨냐?’고 물어봤어요. 저는 ‘힘드실 것 같아서 도와주러 왔어요’라고 했어요. 그렇게 말했다가 크게 혼났어요. ‘도와주려고 왔으면 가라. 이게 이건 우리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우리 사회의 문제고, 너의 문제이기도 하다’고 이야기하셨어요. 그 이야기가 저에겐 큰 충격으로 다가왔어요.”이후 재능교육, 동양시멘트, 파인텍, 콜트콜텍, 아시아나 케이오 등 각종 장기 투쟁 현장을 돌며 열린 기도회에 함께한 건 “너의 문제이기도 하다”는 노동자의 이야기를 잊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당시만 해도 그는 노동현장에서 노동자들과 함께 목회 활동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동성애 관련 교회재판을 받으면서 이제 성소수자를 위한 활동이 자신의 새 사명이라고 여기게 됐다. 이 목사는 “신앙적 표현으로 고백하자면, 하나님이 제 자리를 옮기셨고 이쪽 길을 열어주셨다고 생각해요”라고 밝혔다.

“우리 교회 성도 한 분이 신앙생활 하시다가 본인이 성소수자라고 커밍아웃하셨어요. 그때 처음 성소수자와 동성애에 대해 본격적으로 생각해보게 됐어요. 의학계와 심리학계의 자료도 찾아보고, 성서도 뒤져가며 공부했습니다. 2015년 제가 이번에 처벌받은 동성애 찬성과 동조 처벌 규정을 만들려는 시도가 벌어지면서, 몇몇 감리교 목회자가 반대하며 나섰는데, 그때 잘 모르지만 저도 함께했어요. 그 규정을 보면서 ‘이 규정에 따르면 우리 교회에 출석하는 그 교인은 불법적인 교인이 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점차 책을 찾아보고, 퀴어문화축제 현장도 찾아다니며 배우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교회를 무너뜨리는 외부의 적으로 상정된 것이 바로 동성애, 종교다원주의, 이슬람 등이다. 그는 “이렇게 외부의 적을 만들어 내부의 불만을 잠재우려는 것은 보수 정권이 북한의 위협을 강조하며 민주화 운동을 막아왔던 과거와 닮아 있어요”라며 “이런 목회자의 선동에 많은 신자가 영향을 받아요. 지금은 성소수자를 주로 희생양으로 삼고 있지만, 그다음은 장애인이 될 수 있고, 이주노동자가 될 수도 있어요”라고 꼬집었다.이 목사는 이렇게 외부의 적을 만들고, 누군가를 배제하면서 점점 예수의 가르침은 사라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 목사는 “예수께서는 낮은 자리에서 가난한 사람들과 소외된 사람들과 차별당하는 사람, 배제당하는 사람의 친구가 되셨어요. 그런 예수의 삶을 따라야 하는 교회의 본모습은 사라지고, 자기의 기득권을 지키려는 교회의 몸부림만 남았어요.

조금의 희망과 자그마한 위로는 그를 새롭게 일으켰다. 이 목사 재판을 계기로 지난 4월 성소수자에 차별적인 한국 개신교회의 현실을 바꾸기 위한 ‘큐앤에이’라는 단체가 출범했고, 그는 사무국장을 맡았다. 큐앤에이는 말 그대로 질문에 대한 대답이라는 의미와 함께, 퀴어와 엘라이라는 의미도 담고 있다. 큐엔에이는 성소수자 당사자와 이들에 연대하는 다양한 이들이 함께 한국교회를 바꾸겠다는 다짐으로 ‘한국교회를 향한 퀴어한 질문’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출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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