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의 하후상박, 즉 ‘취약 노인에게 더 지급’하는 방식으로의 문제 제기 이후, 기초연금 개편 논의가 동력을 얻고 있다. OECD 기준으로도 빈곤하지 않은 노인과 그보다 훨씬 낮은 절대빈곤에 처한 취약 노인이 똑같은 기초연금액을 받는 점도 문제 삼았다. 이처럼 대상자를 줄이며 취약 노인에게 더 지급하는 방향으로 개편한다면, 예산 절감은 물론이고 빈곤 완화에도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명예연구위원·리셋코리아 연금개혁분과장 이재명 대통령의 하후상박, 즉 ‘취약 노인에게 더 지급’하는 방식으로의 문제 제기 이후, 기초연금 개편 논의가 동력을 얻고 있다.
재정당국에서도 교육교부금과 함께 기초연금 개선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지난 9일 보건복지부가 개최한 ‘기초연금 개편방향 전문가 포럼’에서도 “가난한 노인에게 더 줘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현재 체제로는 소요 예산이 빠르게 늘어나는 데다 노인빈곤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 최고 수준이다 보니 제도 개편 요구가 분출하고 있어서다.
‘빈곤 노인’ 혜택 지원에 집중해야 극빈자 더 받아야 절대빈곤 해소 OECD 줄곧 하후상박 개편 권고 무엇보다도 기초연금 대상자 70% 규정을 맞추려다 보니, 전체 가구주 기준으로 중산층에 해당하는 노인 가구도 기초연금을 받고 있다.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이유이다. 2010년부터 OECD는 줄곧 하후상박형의 개편을 권고했다.
“투입 비용 대비 빈곤 완화 효과가 낮다”는 것이 주된 이유였다. OECD 기준으로도 빈곤하지 않은 노인과 그보다 훨씬 낮은 절대빈곤에 처한 취약 노인이 똑같은 기초연금액을 받는 점도 문제 삼았다. 근로소득만 있는 경우에는 맞벌이 부부 기준으로 월 796만원의 소득자도 기초연금 받을 수 있다는 사례가 언급되다 보니 제도 개편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어려워 보이지는 않는다. 문제는 어떻게 개편하느냐이다.
최근 들어 대상자 선정기준을 현행 70% 대신 중위소득의 일정 비율로 바꾸자는 제안이 많다. 일견 합리적으로 보이나, OECD 평균 대비 절반 수준인 낮은 사회보험료로 인해, 동일한 소득의 국가들과 비교시 가처분소득 기준의 중위소득이 높아지게 되어, 기초연금 대상자가 과대 선정될 수 있는 문제가 있다. 노인 빈곤과 더 긴밀하게 연계된 선정기준이 필요해 보이는 이유다. OECD 지적처럼 절대빈곤에서조차도 벗어나지 못한 노인이 상당수인 우리 현실을 고려하면, 최저생계비 기준이 적절해 보인다.
불필요한 대상자 선정 적절성 논란을 피하기 위해, 즉 대상자 선정 오류 논란을 차단하기 위해 넉넉한 기준인 기초생계비 150%를 선정기준으로 선정할지라도, 대상자 기준은 월 247만원에서 123만원으로 대폭 하락하게 된다. 이처럼 대상자를 줄이며 취약 노인에게 더 지급하는 방향으로 개편한다면, 예산 절감은 물론이고 빈곤 완화에도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정치적인 반발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 새로운 선정기준은 65세로 진입하는 연령층, 즉 신규 수급자 선정기준으로만 사용하도록 한다.
기존 수급자 중에서 상대 빈곤선 이상인 노인, 즉 빈곤하지 않은 노인은 OECD 권고대로 수급권을 보장하면서 급여인상은 동결하는 방식이 적절해 보인다. 우리의 높은 노인 빈곤 현실을 고려할 때, 절대빈곤부터 해소하는 방향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이는 OECD 권고사항이기도 하다. 2015년부터 최저생계비를 계측하지 않다 보니, 최저생계비 개념인 기초생활보장제도의 생계급여를 최저생계비로 대체 운영하여, 월 82만원을 지급한다면 절대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다. 보험료를 10년 이상 내야 받는 국민연금 평균액이 월 70만원 수준이라는 우리 현실이 문제다.
이런 상황에서 기초연금액이 더 많은 월 82만원이 된다면, 국민연금 수급자의 상실감이 클 수 밖에 없다. 현금과 현물 속성 급여를 혼합 지급한다면 이 문제를 풀 수 있다. 생활에 필요한 최소 액수, 즉 현행처럼 월 35만원 수준만을 현금으로 지급하고 나머지는 현물 속성으로 보충하는 방식이다. 주택수당, 간병비, 건강보험 본인 부담금과 같은 현물 속성을 현금으로 보조하고, 노인에게 제공되는 다양한 현금성 현물 급여를 기초연금 지급액에 포함시키면 된다.
지하철 무임승차 등을 현금으로 환산한 합산액수를 월 82만원, 즉 기초생활보장의 생계급여에 맞추면, 대한민국의 모든 노인이 절대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어서다. 생계급여가 빠르게 인상된다면 이렇게 운영해도 문제는 생긴다. 기준중위소득 30%에서 32%로 인상돼 올해 82만원 수준인 생계급여를 35%까지 추가로 인상하는 것이 이재명 정부의 목표다. 생계급여가 여러 다른 제도와도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음을 고려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이유다.
이런 한계에도 불구하고 현재로선 생계급여가 가장 합리적인 대안이다. ※ 외부 필진 기고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명예연구위원·리셋코리아 연금개혁분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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