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년간 석굴암이 있는 경북 경주 국립공원 토함산 일대 24개소에서 산사태가 발생했고, 피해지가 복원되지 않은 채 방치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산사태로 무너진 바위가 세계문...
최근 2년간 석굴암이 있는 경북 경주 국립공원 토함산 일대 24개소에서 산사태가 발생했고, 피해지가 복원되지 않은 채 방치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산사태로 무너진 바위가 세계문화유산인 석굴암 코앞까지 밀려왔다. 인근 보행로 주변, 매점, 사찰 근처에도 산사태 흔적이 그대로 남아 인명피해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관리기관은 정확한 산사태 발생 현황을 파악하지 못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8일 녹색연합과 함께 경주 국립공원 일대 산사태 모니터링을 진행한 결과 토함산 정상부를 중심으로 서쪽 경주 진현동·마동 등과 동쪽 문무대왕면을 중심으로 총 24개소의 산사태가 확인됐다. 대부분 2022년 9월 태풍 힌남노 이후 생긴 것으로 추정된다. 주로 해발 400~700m 사이에서 집중 발생했고, 크기는 최대 6611㎡ 규모에 달했다.산사태가 남긴 황폐한 흔적은 국립공원 초입부터 찾아볼 수 있었다. 국립공원 주차장 우측 공간은 휴게소 및 매점으로 이용되었으나 휴업 상태였다. 휴게소 직원은 “추가 붕괴 위험이 있어 장사를 하지 말라는 연락을 받았다”면서 “거의 2년간 제대로 된 조처가 없어 피해가 막심한 상태”라고 말했다.
직원 말처럼 휴게소 앞마당은 산사태로 뜯겨나간 채 방치되어 있었다. 계곡 방향으로 설치됐던 나무 계단과 보도블록은 부서지고 깨졌다. 토사물과 바위가 만든 낭떠러지 사이로 콘크리트와 전선, 기둥째 뽑힌 나무가 어지럽게 엉켜있었다. 낭떠러지와 휴게소 사이 설치된 안전장치는 깨진 보도블록 위에 임시로 세운 얇은 펜스가 전부였다. 임시 펜스는 바람에도 들썩거릴 정도로 허술한 상태였다.세계문화유산인 석굴암도 바로 뒤편에 산사태 흔적이 발견됐다. 석굴암 좌측 뒤편 산길로 5분쯤 걸어 들어가니 성인 남성 키보다 큰 둘레의 바위들이 널브러져 있었다. 바위 위쪽으론 가파른 낭떠러지가 만들어졌다. 서재철 녹색연합 전문위원은 “석굴암에서 200m 떨어진 곳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석굴함 방향으로 직선 유로가 형성되어있다”면서 “마치 시한폭탄처럼 흙과 암석이 계속 흘러내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 위원은 “시급한 조처를 하지 않으면 인명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했다. 토함산 5km 근방엔 범곡리, 신계리, 활성리, 말방리 등 마을이 자리 잡고 있다. 토함산 지구는 고도보다 경사가 급하다. 또 토함산엔 소나무와 잣나무 침엽수 조림지가 형성돼 있는데 잣나무와 소나무는 천근성 수종이라 땅에 깊게 뿌리내리지 못한다. 즉, 산사태가 발생하면 급경사에서 빠르게 떨어지는 토사물이 브레이크 없이 마을을 덮칠 우려가 있다. 서 위원은 “기후위기로 극한호우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요즘은 더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문화재는 물론 주민들의 안전까지 위험한 상황이지만, 관계기관은 산사태 발생 현황을 정확히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공단은 지난해 12월 ‘국립공원 산사태 발생지 현황조사’ 보고서를 발표하고 경주 국립공원에서 산사태가 2개 발생했다고 적었다. 이번 녹색연합 합동 모니터링에서 확인된 산사태는 보고서에 담기지 않았다.
국립공원공단 관계자는 “공단은 아무래도 탐방객 안전 위주로 업무를 수행하는 터라 보행로 인근만 응급조처를 했던 상황”이라면서 “힌남노 이후 자체적으로 산사태 발생지 10개소를 파악해 경주시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이번 모니터링에서 발견된 산사태 발생지가 보고서에 왜 담기지 않았는지에 대해서는 “공원 면적이 넓다 보니 100% 다 확인하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고 해명했다.시민단체는 산사태 복원과 함께 대피 체계 구축도 함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 위원은 “산사태는 강우에 의해 발생한다”면서 “바로바로 대피하는 것이 중요한데 토함산엔 자동기상관측장비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토함산은 정상부터 양쪽 사면 능선 어디든 와이파이가 잡힌다”면서 “자동기상관측장비를 설치하면 경주 국립공원 관리사무소를 비롯해 경주시청과 진현동, 마동, 하동, 외동읍, 문무대왕면, 불국사관리실 등에서 실시간 강수량 측량 정보를 공유해 인명 피해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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