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발이 성성한 노인은 인사말 대신 손을 붙잡고 하소연을 시작했다. 45년 전 한 취객의 모함으로 검사에게 불법체포를 당한 뒤 옥살이로 인생이 망가졌다는 말을 할 때는 목소리가 갈라졌다.
“내가 정말 너무 억울해서 콱 죽어버리려고 했다니께요. 법원 앞에 목매달고. 어디 하소연할 데가 없어서….”
그러자 이씨의 폭언이 이어졌다. 이씨는 욕설을 섞어가며 “니들 월급은 누구 돈으로 주는 줄 아느냐”며 “이런 것도 해결해주지 않으면 뭐 하러 여기에 앉아있냐”고 소리를 질렀다. 이어 조카가 정부 고위직에 있다면서 이씨의 인생을 망치겠다고 했다. 연씨와 사환 모두가 별다른 대꾸를 하지 않자 이씨는 비틀거리며 파출소 밖으로 나섰다. 검사실에 올라가자 A검사는 연씨에게 합의를 종용했다. 연씨는 “잘못한 게 있어야 합의를 볼 수 있지 않겠느냐”며 거절했다. 그러자 A검사는 연씨를 집으로 돌려보낸 뒤 이튿날 연씨를 재소환했다. 이번엔 존댓말 대신 반말이 나왔다. “합의 봤어? 합의 보라니까 왜 안 봐!” 연씨는 같은 대답을 하며 합의를 거절했고, 그때마다 검사는 연씨를 집으로 돌려보낸 뒤 다시 소환했다. 연씨의 집에서 검사실까지는 버스로 편도 한 시간 반 거리였다.
연씨는 교도소에서 보낸 첫날 밤을 잊지 못한다. 오전까지만 해도 경찰 제복을 입고 일하던 그였다. 한 평 반 크기의 방에 남자 셋이 누우니 어깨와 어깨가 닿았다. 연씨는 “억울하다는 생각, 아들딸 생각, 집사람 생각을 하다 보니 밤을 새웠다”며 “으스스하고 벌벌벌 떨리는 기분에 금방이라도 죽을 것만 같았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최근 뉴스, 대한민국 헤드 라인
Similar News:다른 뉴스 소스에서 수집한 이와 유사한 뉴스 기사를 읽을 수도 있습니다.
보훈처, 가수 이미자에 감사패 수여…'국가유공자 예우 공로' | 연합뉴스(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국민가수 이미자가 국가유공자 예우에 앞장선 공로를 인정받아 국가보훈처로부터 감사패를 받는다.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홍준표 '열번 넘게 올라가 봤심다'한 그 산, 56년만에 열린다 (영상) | 중앙일보이 산은 군부대 주둔 후 56년가량 민간인 출입이 금지돼왔습니다.\r광주 등산 산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개가 비둘기 사체를 물고 왔다... 어떻게 해야 할까왜 대한민국은 유독 산책하는 모든 개에게 입마개 착용을 권할까?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