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딸과 손녀를 동시에 잃은 이모(72)씨는 '내가 병원에 입원하지만 않았어도...난 엄마도 아니다'라고 자책하고 있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인 이씨의 손녀가 조직검사를 위해 입원한 이씨에게 보낸 마지막 문자. 이수민 기자
이씨가 들은 작은딸 C씨의 마지막 목소리는 밤 8시 37분 걸려온 전화 넘어로 전달된 “엄마 물살에 현관문이 닫혀버렸는데 수압 때문에 안 열려”라는 말과 울먹임이었다. C씨는 8시 43분과 8시 53분 친한 언니 김모씨에게 “119가 아예 안 받는다”며 도움을 청했다. 마지막 통화에서 김씨가 “나도 여기서 전화할 테니 너도 계속해라”라고 말하는 사이 통화음은 지지직 거리기 시작했고 “언니니니” 하는 C씨의 목소리를 끝으로 통화는 끊겼다. 이후 김씨는 “119에 주소 남겼으니 기다리라”고 문자를 남겼지만 읽지 못했다는 의미의 ‘1’은 사라지지 않았다. 김씨는 “수차례 전화를 걸었지만 그 뒤론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사고가 나기 한 달 전 C씨는 딸과 언니의 방을 새로 꾸며줬다고 한다. 초등학교 6학년이 된 딸에게 책상을 새로 장만해주면서 언니 방에도 침대를 새로 들인 것이다. 이씨는 핸드폰을 꺼내 단정히 정리된 방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보였다. 이씨는 “방 예쁘게 꾸며놨다고 이렇게 사진도 찍어놨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기록적 폭우가 쏟아놓은 빗물은 도로를 타고 지대가 낮은 빌라의 주차장으로 밀려들어 곧바로 이 집 출입구를 틀어막은 채 집 안으로 넘쳐들었다. 병상에서 온종일 통곡한 이씨는 “내 형편에 남한테 크게 베풀고 살진 못했어도 빚지거나 폐 끼치고 살진 않았다. 우리 가족이 왜 이런 일을 겪어야 하느냐”며 또 울었다.반복되는 반지하 침수…“주거환경 개선 절실” 도림천 주변 반지하 가구들은 여름이면 늘 침수 위험에 노출돼 왔다. 2001년 7월엔 장대비에 도림천의 지천이 범람해 침수로 6명이 사망하고 떠내려온 차량이 가스통을 들이받아 발생한 화재로 3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때도 피해자 대부분이 반지하 거주자였다. 2010년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이씨 가족이 참변을 당한 관악구 신림4동은 가구 중 22% 가량이 반지하 주택에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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