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많은 피해자를 양산한 '빌라왕'처럼 고의로 전세 사기를 기획한 이를 거를 수 있는 제도가 여전히 미흡한 탓.
정부의 대대적인 단속으로 잠깐 주춤했던 전세 사기의 핵심 고리인 '동시진행' 방식이 서울·수도권을 중심으로 다시 활개 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의 잇따른 전세 사기 근절 대책에도 정작 최근 수많은 피해자를 양산한 '빌라왕'처럼 고의로 전세 사기를 기획한 이를 거를 수 있는 제도가 여전히 미흡한 탓이다.본보는 지난 7월 '파멸의 덫, 전세 사기' 시리즈 보도로 세입자 피해로 이어지는 '깡통전세'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세세히 파헤친 바 있다.
사고는 2년 뒤 터진다. 동시진행은 거액의 수수료를 노리고 컨설팅 업체가 끼어드는 방식이라, 전셋값은 당연히 부풀려져 있다. 태생부터 깡통전세라는 얘기다. 바지 집주인은 명의를 넘겨받는 대가로 주어지는 300만~500만 원의 수수료와 2년 뒤 시세차익을 노리고 뛰어든 이들이라 애당초 전셋값을 돌려주는 일엔 관심이 없다. 전셋값이 오르면 오른 대로 이득이고, 떨어지면 집을 경매로 넘기고 빠지면 그만이다. 최근 논란이 된 빌라왕 김모씨도 이런 방식으로 빌라 1,139채를 쓸어담았다. 업계에서 검증된 바지 집주인이 바로 그였다.지난 7월 본보의 동시진행 실태를 고발한 시리즈 보도 이후 정부의 집중단속이 이어지면서 동시진행도 자취를 감춘 듯했다. 하지만 복수의 업계 관계자들은 지난달부터 다시 동시진행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고 본보에 제보했다. 본보가 분양 직원과 중개업소 직원들만 이용하는 전용 애플리케이션에 직접 접속했더니, 최근 한 달 동안 올라온 동시진행 매물만 30여 곳에 달했다.
이달부터 동시진행을 시작한 서울 강서구 공항동의 A빌라는 매매 가격이 3억8,000만 원인데 전세는 이보다 싼 3억6,000만 원이다. 이 단지에 걸린 리베이트는 매매의 경우 8,000만 원, 전세는 6,000만 원이다. 실제 매매와 전세 가격이 같다는 얘기다. A빌라 중개인에게 전화를 걸어 '전세로 들어가고 싶은데 가격이 부담된다'고 하자 이런 답이 돌아왔다."중개수수료는 당연 무료고요. 전셋값은 신경 쓰지 마세요. 들어와 사신다고 하면 최대한 섭섭지 않은 수준으로 혜택을 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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