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복지원은 1960~1980년대 부랑아를 선도한다는 명목으로 무고한 시민을 강제 구금한 후 가혹행위를 한 곳입니다.\r부산 형제복지원 비극
1982년 12월쯤 부산의 한 복지원. 2m 높이의 담벼락 보수를 하던 중 한쪽이 절반쯤 무너져 내렸다. 이를 본 10대 소년 등 12명은 정적 속에 잠깐 눈을 맞춘 뒤 갑자기 뛰기 시작했다. 복지원 밖으로 나온 이들은 약속이나 한 것처럼 뿔뿔이 흩어져 시내 쪽으로 내달렸다.이들 소년은 영문도 모른 채 감금돼 구타와 가혹한 노동에 시달리던 부산 형제복지원생들이었다. 피해자 김세근씨는 “탈출 당시는 해방감보다 누가 쫓아오지 않을까 더 두려웠다”며 “뒤도 안 돌아보고 달렸는데 다음 날 아침에야 김해까지 도망쳤다는 걸 알았다"고 말했다.
이 사건은 김씨 탈출 후 4년여 뒤인 1987년 3월 원생 30여명이 집단 탈출하던 중 1명이 구타당해 숨지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이후 정권의 비호 아래 다시 묻히는 듯했던 사건은 2018년 피해자들의 신상기록카드가 처음 공개돼 수면 위로 떠올랐다. 당시 문무일 검찰총장은"검찰이 인권침해 실상을 규명하지 못했다"며 사과했다.“10살 아이들이 10시간씩 돌 날랐다” 지난 3일 부산 사상구 주례동 형제복지원 터. 김씨와 하인복씨의 손이 바르르 떨렸다. 이들은 30여년 만에 피해 장소를 찾았음에도 아파트숲이 된 옛터에서 곧장 복지원 정문과 교회당, 운동장, 무너진 담벼락 등의 위치를 짚어냈다. 하씨는 아파트 뒤편 돌담에 다가서더니"10살 안팎 원생들이 2, 4명씩 조를 이뤄 하루 10시간 가까이 돌을 캐고 날라다 만든 담"이라며"아직도 남았을 줄 몰랐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형제복지원 측은 당시 감시·추적 역할도 편을 갈라 원생에게 맡겼다. 김씨는"도망치다 잡힌 사람들은 피떡이 되게 맞았다"고 했다. 또 '나는 도망가다 잡혔습니다'라는 글자가 적힌 팻말을 목에 걸고 식당에 세워두고,"이놈 탓에 너희가 맞는 것"이라고 윽박질렀던 기억이 생생하다"며 몸서리쳤다.‘나는 도망가다 잡혔습니다’ 혹독한 매질 9살 때 형제복지원에 끌려간 김씨는 탈출 당시 20살 청년이 됐다고 한다. 당시 복지원에서 당한 구타 후유증으로 오른팔을 제대로 쓰지 못하고, 척추도 상해 5급 장애인 판정을 받았다. 공황장애를 앓는 상황에서도 신발공장과 뱃일, 막노동판을 떠돌다 지금은 기초생활수급비로 연명하고 있다.현재 이 사건은 진실·화해를위반과거사정리위원회가 1년간의 첫 진상조사를 벌인 결과 이르면 다음 달 첫 보고서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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