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인터뷰] ‘이모카세 1호’ 김미령 “캐비어보다 맛있는 김, 비결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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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인터뷰] ‘이모카세 1호’ 김미령 “캐비어보다 맛있는 김, 비결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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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5시. 손님이 가득 들어찬 가게가 잠시 조용해진다. “오늘 밑반찬 10가지와 김치를 제외하고 총 20~22가지 음식이 나옵니다. 신선한 제철 재료로 정성 들여 만드는 음...

“오늘 밑반찬 10가지와 김치를 제외하고 총 20~22가지 음식이 나옵니다. 신선한 제철 재료로 정성 들여 만드는 음식이니 맘껏 즐겨주세요. 잘 모시겠습니다.”

오후 2시, ‘즐거운 술상’에서는 한복을 차려입은 김미령 셰프가 저녁 장사 준비에 한창이었다. ‘ㄷ’자 모양의 테이블 위에는 오늘 손님상에 오를 고사리무침과 애호박볶음이 고소한 참기름 냄새를 풍기며 한 김을 빼고 있었다. 그는 이곳 ‘즐거운 술상’과 서울 경동시장에서 손칼국수로 유명한 ‘안동집’을 운영하는 오너 셰프다. 매일 시장에서 점심 장사를 마치고 저녁 장사를 위해 이곳으로 출근한다.‘즐거운 술상’은 메뉴가 정해져 있지 않고 그날그날 신선한 재료로 만든 요리를 손님상에 내놓는 일명 ‘오마카세’집이다. 운영 시간은 오후 5시부터 8시까지 하루 3시간, 최대 스무 명의 손님을 받는다. 음식이 워낙 푸짐하고 맛있어 식객들 사이에선 이미 명성이 자자한 곳. 김미령 셰프가 ‘이모카세 1호’라는 별명으로 방송에 등장했을 때 알 만한 사람들은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냉장고를 열고 고등어를 보자마자 ‘이건 내가 이길 수 있겠다’라는 느낌이 왔어요. 어머니 고향이 경북 영주, 아버지가 충북 단양이에요. 저는 단양에서 태어났고요. 어렸을 때부터 냇가에서 잡은 민물고기로 매운탕을 자주 해 먹었거든요. 고등어 비린내만 잘 잡으면 되겠다 싶어서 껍질과 가시를 깨끗이 제거하고 어탕국수를 만들었어요.” 심사장에 들어가 두 눈을 가린 두 심사위원을 보고 오히려 잘됐다 싶었단다. “겉모습은 투박하지만 맛으로는 지지 않을 자신이 있었거든요.” 그는 한겨울 추위에 떨며 요리했던 기억도 잊지 못할 추억이라고 말했다. 방송에선 매회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경쟁자였지만 함께 출연한 요리사들과 3개월 동안 동고동락하며 정이 많이 들었다. ‘철가방 요리사’ 임태훈 셰프, ‘만찢남’ 조광효 셰프와는 누나, 동생 하는 막역한 사이가 됐다고. “원래 밥장수가 밥을 굶는다”며 장사하기 바빠 다른 식당들을 많이 다녀보지 못했다면서도 임태훈 셰프가 운영하는 중식당 ‘도량’은 꼭 가보라고 추천한다.“시원섭섭해요. 대단한 분들과 함께 요리하고 겨뤄본 것만으로도 좋은 경험이었어요. 제가 그동안 열심히 살았다고 할까, 주변을 돌아볼 시간 없이 너무 앞만 보고 살았더라고요. 더 넓은 세계가 있다는 걸 깨닫게 된 계기가 됐어요. 최선을 다했고 후회는 없어요.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이제 제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요리를 하고 싶어요.” 싱싱한 산낙지를 살짝 데쳐 오동통하고 부드러운 낙지숙회.

김미령 셰프는 딸부잣집 네 자매 중 셋째로 태어났다. 남부럽지 않았던 어린 시절은 잠시,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사업 실패로 집안 형편이 어려워지며 뇌출혈로 쓰러진 아버지를 대신해 어머니가 시장 한편 노점에서 국수장사를 시작하셨다. 담백하고 깔끔한 정통 안동식 손칼국수로 유명한 ‘안동집’이다. 20여년 전 어머니로부터 가게를 이어받은 김미령 셰프는 남편과 함께 하루 1000명 이상의 손님에게 국수를 대접하는 경동시장의 명소로 식당을 키워냈다. 국수는 그의 ‘인생요리’고, ‘안동집’은 그가 요리와 인생을 배운 곳이다.“중학교 시절 학교가 끝나면 책가방을 메고 바로 시장으로 갔어요. 엄마 장사를 도우며 어깨너머로 국수를 배웠죠. 그러다 엄마가 당뇨합병증으로 양쪽 눈 수술을 하시고 제가 20대 후반에 가게를 이어받게 됐어요. 어렸을 땐 국수가 참 싫었어요. 근데 그렇게 싫었던 국수 덕분에 생계를 유지하게 됐고 가족이 행복하게 먹고살 수 있게 됐으니 저에게 국수는 은인과 같은 음식이에요.

전통시장에서 오래 장사하다 보니 찾아와주시는 분들을 위해 음식 맛은 물론 위생과 서비스 면에서도 예의를 갖춰야겠다 싶었단다. 값비싼 음식은 아니더라도 손님들이 대접받는 기분으로 식사를 하셨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다. 머리가 흐트러지지 않게 올림머리를 하고, 항상 깨끗한 한복을 입고 손님을 맞이하는 것도 그러한 이유에서다.‘즐거운 술상’은 따뜻한 집밥을 먹으며 소주 한잔할 수 있는 곳이 동네에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10년 전 차린 곳이다. 국수가 주메뉴인 ‘안동집’과 달리 정해진 메뉴 없이 철 따라 다양한 음식을 낼 수 있는 맡김 차림 방식을 택했다. 오늘은 어떤 맛있는 음식을 대접할까 고민하는 일이 즐겁다니 이 일이 천직이구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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