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종영 | 기후변화팀 기자 존경하는 환경기자 선배 두명이 있다. 한 선배는 얼마 전 퇴직했는데, 나에게 늘 기사 쓰기 전에 ...
지난 25일, 하천관리 계획에서 ‘자연성 회복’을 삭제하고 4대강 보를 존치하는 내용의 ‘국가물관리기본계획 변경안’ 공청회에서 정규석 녹색연합 사무처장이 단상에 올라 펼침막을 펼쳐 든 채 발언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남종영 | 기후변화팀 기자 존경하는 환경기자 선배 두명이 있다. 한 선배는 얼마 전 퇴직했는데, 나에게 늘 기사 쓰기 전에 논문이나 보고서 등 원문을 읽으라고 했다. 마감에 쫓기는 일간지 기자로서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그렇게 해보면서 새삼 놀랐다. 논문과 보고서가 보도자료를 거치고 처음의 기사에서 또 다른 기사로 거듭 참고∙인용되면서, A가 A′, A″를 거쳐 어느 순간 전혀 다른 Z로 변모하는 상황을 여러차례 목격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선배는 기자실에서 항상 조용히 뭔가를 읽고 있었다. 나에게 자주 ‘공부하라’고 했는데, 소양강 수질을 연구한 박사 출신 전문기자여서 그러려니 했다. 무슨 얘기인지 깨닫는 데 오래 걸리지 않았다.
4대강 보가 녹조를 악화하는 등 수질에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는 국립환경과학원 과학자들의 연구 결과 등이 학술지에 이미 실린 상태였다. 당시 환경부는 별도 연구용역을 거쳐 금강∙영산강 5개 보를 해체 또는 개방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결정했다. 그렇게 2년 동안 과학적 과정을 밟아갔다. 그런데, 뭐가 급한지 지금의 환경부는 7월20일 감사원 결과가 나오자마자 금강∙영산강 보의 해체∙개방 결정을 없던 일로 하겠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수질예측 방법이 완전하지 않으니 “충분한 기초자료에 근거한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분석 결과가 반영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했을 뿐인데도 말이다. 정권 바뀌었다고 표변하는 모습을 보면서 기자들이 과학적인 근거를 달라고 하자, 환경부는 달랑 피피티 자료 두 개를 이메일로 전송했다. 나는 과학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 취급받은 것 같아 약간의 모욕감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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