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근의 묵언]박용진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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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진 의원이 끝내 낙천했다. 민주당의 ‘비명횡사’라는 기이한 공천 학살극이 어림 끝났나보다. 김부겸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이를 시인하고 사과했다. “투명성, 공정성, 국민...

박용진 의원이 끝내 낙천했다. 민주당의 ‘비명횡사’라는 기이한 공천 학살극이 어림 끝났나보다. 김부겸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이를 시인하고 사과했다. “투명성, 공정성, 국민 눈높이라는 공천 원칙이 잘 지켜졌는가에 대해서 많은 국민들께서 공감하지 못하고 있다.” 여론의 뭇매에도 ‘공천 혁명’이라 항변했던 이재명 대표와 임혁백 공천관리위원장도 이제 그만 솔직해져야 한다. 유감이라도 표했으면 좋겠다.

낙천자들은 분노, 배신, 무력감에 하늘이 무너졌을 것이다. 특히 민주화운동을 했던 의원들은 한때 동지였던 동료가 자신을 내치는 데 앞장서거나 방관하는 것을 보며 뼈가 저렸을 것이다. 자신이 주인인 줄 알았는데 어느 날 보니 객이었다. 온갖 풍상을 겪으며 지켜온 민주당인데 굴러온 돌들에 쫓겨났다. 일찍 몸을 일으켜야 했는데 이미 해가 지고 있다. 그들에게는 생애 가장 굴욕적인 시간이 주어졌다. 그들은 시나브로 잊힐 것이다. 정치인에게는 잊힘이 가장 무섭다. 그래서 진퇴를 두고 번민을 거듭했을 것이다. ‘나는 누구인가. 어쩌다 시대의 모서리에 서있게 되었는가.’ 그러다 골짜기에 버려진 자신을 발견하고 가슴을 쳤을 것이다.

“길고 고달픈 18년 남도유배의 시작이다. 삭풍이 몰아치는 39세, 그의 겨울이 어떠했으리라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울분과 좌절의 나날들, 사람들은 귀양 온 천주교도에게 손가락질을 했다. 그때 다산은 강진에서의 첫날밤을 묵기 위해 동문 밖 작은 주막을 찾아간다. 주모가 골방 하나를 내어주고 밥상을 차려준다. 그 절대고독 속에서 주모의 손길은 따뜻했다. 얼마나 통음을 하였을까, 목숨을 끊어버릴 것까지 생각했던 다산은 담배를 많이 피웠다고 한다. 그렇게 허송세월을 할 때, 늙은 주모의 한마디가 떨어지니 ‘어찌 헛되이 그냥 사시려 하는가? 제자라도 가르쳐야 하지 않겠는가?’ 하는 것이다. 낮으나 깊은, 죽비 소리 같은 말씀이다.”

어려울 때 자신을 다스리는 자가 마지막에 승리한다. 분노는 결국 자신을 향한 것이다. 자신의 내부를 갉아먹는다. 정치인이라면 마땅히 민심에 길을 물어야 한다. 어려운 처지에 놓이면 민심을 얻으려 하지 말고 민심을 따라야 한다. 민심은 마지막에 현명하다는 사실을 믿어야 한다. 노자가 도덕경에서 일렀다. “족함을 알면 욕되지 않고, 그침을 알면 위태롭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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