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형 | 문화부 선임기자 2주 전 외출에서 돌아온 집 현관에 광고 전단이 붙어 있었다. 경기도 외곽의 실버타운 분양 정보...
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실버타운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늘고 있다. 클립아트코리아 김은형 | 문화부 선임기자 2주 전 외출에서 돌아온 집 현관에 광고 전단이 붙어 있었다. 경기도 외곽의 실버타운 분양 정보였다. 소오름. ‘방충망 교체해야 하나’ 따위의 말로도 꺼내지 않았던 내 머릿속을 뒤져 온라인 해결책을 제시하는 데 만족하지 못하고 이제는 오프라인으로까지 직접 서비스를 하시겠다 이거지, 이 무서운 인공지능아! 옆집에도 같은 전단이 붙어있던 건 알아보지 못한 채 ‘요새 호텔식 컨시어지 어쩌고 하는 호화 실버타운도 많다는데 내가 좋아하는 ‘가성비’만을 이토록 강조하다니 이제는 광고 전단도 커스터마이즈하나, 소름 끼치는 인공지능 세상 같으니라구’ 망상의 나래를 펼치며 광고전단을 숙독하기 시작했다. 파닥파닥. 다섯살만 더 먹었으면 당장 뛰쳐나가 계약할 뻔했다. 요새 부쩍 실버타운 광고가 눈에 띄길래 내 눈에만 그런 줄 알았더니 실제로 실버타운 분양이 엄청나게 늘고 있었다.
무엇보다 치매에 걸리면 다른 주민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어 퇴소해야 하는데, 일부 실버타운은 재계약 때마다 치매 검사를 한단다. 이 부분에서 약간 섬뜩해진다. 실버타운의 결정적인 신포도는 커뮤니티에서 찾았다. 부모가 고급 실버타운에 있는 사람들의 반응 중 가장 흔하고 재미있던 게 그 안에서 벌어지는 자식자랑 배틀이었다. 경제적으로 윤택하니 상당수가 자식들에게 투자를 아끼지 않아 사회적으로 성공시키고 은퇴한 노인들 사이 배틀이 엄청나게 치열하다는 것이다. “우리 아들이 요 근처 대학교수인데”로 포문을 열면 “우리 딸은 스카이 대학교수” “첫째 스카이 교수 받고 둘째 종합병원 과장”식으로 이어지는 응접실 담소에 적응하지 못하면 실버타운 라이프도 힘들어진다는 것이다. 물론 자식자랑을 하기 위해 실버타운에 입주하는 것은 아니다. 매 끼니를 차리기도 힘들고 식욕도 떨어지는 나이에 삼시세끼 누군가 차려주는 영양식을 먹을 수 있다는 게 실버타운을 찾는 가장 많은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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