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신의 공짜점심] 재난을 치유하는 정치

대한민국 뉴스 뉴스

[김유신의 공짜점심] 재난을 치유하는 정치
대한민국 최근 뉴스,대한민국 헤드 라인
  • 📰 maekyungsns
  • ⏱ Reading Time:
  • 58 sec. here
  • 2 min. at publisher
  • 📊 Quality Score:
  • News: 26%
  • Publisher: 51%

지난해 태어난 아이가 얼마 전 첫돌을 맞았다. 아이가 아프면 부모 마음은 배로 아프다는 걸 아이를 키워보고 나서야 알게 됐다. 생후 한 달쯤 무렵 고열로 아이가 병원 신세를 졌다. 고사리 같은 손에 주삿바늘이 꽂힌 모습을 보고 있자니 마음이 여간 아픈 게 아니었다. 울다 지친 아이를 바라보며 대신 아파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랐다. 아빠가 된 지 불과 1년밖..

지난해 태어난 아이가 얼마 전 첫돌을 맞았다. 아이가 아프면 부모 마음은 배로 아프다는 걸 아이를 키워보고 나서야 알게 됐다. 생후 한 달쯤 무렵 고열로 아이가 병원 신세를 졌다. 고사리 같은 손에 주삿바늘이 꽂힌 모습을 보고 있자니 마음이 여간 아픈 게 아니었다. 울다 지친 아이를 바라보며 대신 아파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랐다.지난해 이태원 참사 사고가 발생한 다음날 희생자들이 안치된 삼육서울병원 장례식장 취재에 투입됐다. 유가족들의 안타까운 심정을 듣기 위해서였다. 장례식장은 기자들에게 가장 쉽지 않은 취재 장소 중 하나다. 자식 잃은 부모에게 기자는 무엇을 물어야 하나. 그럼에도 그들의 사연과 답답함을 국민들에게 알리는 게 직의 본분이라 생각했기에 무거운 마음으로 질문을 했고 그들의 사연을 전했다.

희생자 A씨는 이태원 인근에서 자취하는 친구 집에 놀러갔다 참변을 당했다. 저녁에 편의점에 간식을 사러 나갔던 A씨는 대규모 인파에 휩쓸려 희생됐다. 함께 나왔던 친구는 심폐 소생술 끝에 목숨을 건졌지만 A씨의 호흡은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 A씨 부친은"딸의 사망 소식을 전해 들었을 때 제발 보이스피싱이길 간절히 바랐다"면서"부녀간 인연이 여기까지인 걸 어쩌겠습니까"라는 말을 전한 채 고개를 떨궜다. 희생자 B씨는 미국 공인회계사 자격증을 따고 몇 년 만에 기분을 내러 친구들과 외출했다 사고를 당했다. 졸업을 앞두고 찍었던 B씨의 졸업사진은 결국 영정사진이 됐다. B씨의 부친은"마지막 인사도 나누지 못했는데 어떻게 떠나보내야 할지 모르겠다"는 말을 연신 되뇌었다. 이렇게 희생된 159명의 사연은 제각각 달랐지만 애끓는 심정은 같았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태원 참사 1주기를 맞아 열리는 시민추모대회에 참석하는 것을 고민하다 결국 참석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야당이 주도하는 정치집회 성격이 짙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는 '세월호' 이후 우리 사회에 수년간 지속된 소모적 논쟁과 정치 갈등 영향이 커 보인다.

행여 현장 참석 시 돌발 사태라도 발생하면 다시 불거질 국민의 극단 분열을 고려해야 하는 대통령의 고뇌도 이해가 간다. '재난을 정치화해서는 안 된다'는 건 윤 대통령의 소신이기도 하다. 하지만 '재난'을 치유하지 않는 '정치'는 설 자리가 좁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 순방을 마치고 박정희 전 대통령 추도식에는 참석한 윤 대통령 모습을 보면서 국민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대한민국 국민들이 바라는 따뜻한 정치는 예상보다 눈높이가 높은 것만도 아니다. 세월호 사고 당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불투명한 7시간 행적에는 분노를 표했지만 연평도 포격도발 전사자 추모식에 갑자기 쏟아진 비에도 우산을 쓰지 않았던 김황식 전 총리는 찬사와 응원을 받았다. 위로를 전하는 정치에 공짜는 없다. 꼭 필요한 대가는 '공감'이다. 그 대가는 말보다 진심을 보여주는 행동이 더 잘 통하는 편이다. 그러고 보니 지난 대선 때 출간됐던 책 중에는 '윤석열의 진심'이 있었다.

이 소식을 빠르게 읽을 수 있도록 요약했습니다. 뉴스에 관심이 있으시면 여기에서 전문을 읽으실 수 있습니다.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maekyungsns /  🏆 15. in KR

대한민국 최근 뉴스, 대한민국 헤드 라인

Similar News:다른 뉴스 소스에서 수집한 이와 유사한 뉴스 기사를 읽을 수도 있습니다.

[모두의결혼, 반대 자격 묻다] “인생을 계획할 수 있게 된” 대만, 그리고 한국·일본의 성소수자의 삶[모두의결혼, 반대 자격 묻다] “인생을 계획할 수 있게 된” 대만, 그리고 한국·일본의 성소수자의 삶대만, 일본, 한국의 다른 정치 상황은 성소수자 당사자들의 삶에 영향을 미친다. 2019년 동성혼...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칭화 의대 나와서 정치 입문…33세에 부시장 등극한 中 스펙 끝판왕칭화 의대 나와서 정치 입문…33세에 부시장 등극한 中 스펙 끝판왕이타심이 강했던 그는 생명을 구하고, 아픈 사람들의 고통을 덜어주는 의사를 꿈꿨고 중국 최고 명문인 칭화대 의과대학(병리학 전공)에 입학한다. 부시장 부임 후 천난은 병리학 전공의 강점을 활용해 팬데믹 기간 중 의료 자원이 많은 사람들에게 돌아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시진핑 주석은 2013년 BRICS 국가 기자들과의 공동 인터뷰에서 '재상은 반드시 주부(州部·고대 중국의 지방 행정조직)에서 나오고, 맹장은 반드시 병졸에서 뽑는다(宰相必起于州部,猛將必發于卒伍)'는 말을 소개하며 고위 관료가 되려면 반드시 지방에서 단련돼야 함을 강조했다.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박근혜, 尹·MB와 비교불가 정치 고수' 박지원 감탄한 이유'박근혜, 尹·MB와 비교불가 정치 고수' 박지원 감탄한 이유박 전 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역시 박 전 대통령은 윤 대통령, 이명박 전 대통령과 비교할 수 없는 정치 고수?'라고 언급했다. 박 전 원장은 이런 이 전 대통령의 모습과 박 전 대통령의 모습이 대조된다고 본 것이다. 현직 대통령으로서 처음 박정희 전 대통령 추도식에 참석한 윤 대통령은 추도사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이 '하면 된다'는 기치로 국민을 하나로 모아 '한강의 기적'이라는 세계사적 위업을 이뤄내셨다'고 언급했다.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경향신문 기자 등 압수수색…언론단체 “정권 안위 고려한 정치 수사”경향신문 기자 등 압수수색…언론단체 “정권 안위 고려한 정치 수사”‘대선 개입 여론 조작’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이 26일 경향신문 전·현직 기자와 인터넷 매체 ...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이태원 참사 유가족 “추모제, 정치 공간 아냐…대통령 자리 비워두겠다”이태원 참사 유가족 “추모제, 정치 공간 아냐…대통령 자리 비워두겠다”10·29 이태원 핼러윈 참사 유가족이 윤석열 대통령의 참사 추모 1주기 불참 소식에 대해 “이...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인질들 폰 신호 추적…18세 딸 납치된 아빠, 정부 대신 나섰다인질들 폰 신호 추적…18세 딸 납치된 아빠, 정부 대신 나섰다이날 이코노미스트 등은 이스라엘 정부의 인질 석방 노력이 가족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가족들이 직접 단체를 조직하고, 여기에 자원봉사자들과 정부 반대 인사들까지 합류하면서 점차 정치 세력화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외신에 따르면 텔아비브에 있는 인질 가족들의 본부는 하마스에 의해 21세 조카가 납치된 변호사 데이비드 잘모노비치가 세웠다. 하마스에 의해 억류된 인질의 가족들은 텔아비브에 있는 네타냐후 총리실 밖에서도 인질 석방을 촉구하는 시위를 연일 벌이고 있다.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Render Time: 2025-04-12 14:03: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