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추천 책] 왜 아이폰을 만들다가 사람이 자꾸 죽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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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추천 책] 왜 아이폰을 만들다가 사람이 자꾸 죽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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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제품 하단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캘리포니아에서 고안되고, 중국에서 조립되었다(Designed by Apple in California. Assembled in China).’ 세계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은 불평등한 일이다. 📕 김영화 기자가 추천하는 책

2010년 5월 아이폰 제조업체 ‘폭스콘’ 중국 공장에는 기숙사 아래에 대형 그물이 설치되었다. 노동자들의 투신을 막으려는 조치였다. 2010년부터 노동자 20여 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들은 평균 주 60시간을 근무했고 한 달에 1~2일 쉬면서 임금 1400위안을 벌었다. 17세부터 25세 사이, 농촌을 떠나 도시로 온 젊은 노동자들이었다. 당시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든 사건이었다. 세상을 바꾼 혁신의 아이콘인 애플이 거대한 착취 구조에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100만명 넘는 중국 노동자들이 ‘초 단위’ 조립라인에 쇠처럼 붙어서 아이폰 나사를 조이고, 레이저 납땜을 했다. 폭스콘과 애플은 이 죽음의 원인을 개인에게 돌렸다. “팀 쿡은 애플의 사명이 인류를 위해 봉사하는 것이라 말했다. 애플 제품을 생산하는 노동자와 학생 인턴도 바로 그 ‘인류’의 일부인가?” 저자들은 묻는다.

어느덧 국제사회에서 잊힌 이 사건을 중국, 타이완, 홍콩의 연구원 세 명이 10년간 끈질기게 파헤쳤다. 글로벌 공급망을 떠받치고 있는 중국 노동자 수억 명에 대한 ‘어떤 설명’이 필요하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폭스콘 제조 현장에 잠입한 세 연구자는 하청 노동자들의 시와 노래, 편지, 블로그 글, 사진을 통해 ‘세계의 공장’이 숨겨온 현실과 그 안에서의 저항운동을 기록해낸다. 이것은 애플만의 문제인가, 이미 지나온 과거의 역사인가. 폭스콘 고객 중에는 LG와 삼성 등 한국 기업도 있다. 매끈하고 세련된 IT 제품 뒤에는 여전히 이주노동자와 학생 인턴들의 노동이 존재한다.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애플 제품 하단을 들여다볼 일이 없었을 것이다. 거기엔 이렇게 적혀 있다. ‘캘리포니아에서 고안되고, 중국에서 조립되었다.’ 세계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은 불평등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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