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24시] 반도체 지원 '특혜' 눈치 그만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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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전쟁, 이른바 '칩워'가 한창이다. 칩워는 필연일까, 우연일까. 누가 일으켰고, 왜 일어났고, 언제 어떻게 마무리될까. 누구도 쉽게 답하기 어려운 질문들이다. 하지만 질문을 멈출 수 없다. 정답에 가까운 답을 찾기 위해서다. 질문 속에 답이 있다고 했다. 묻지 않으면 답도 찾을 수 없다. 전쟁에서 지는 길이다. 최근 우리 경제와 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반도체 전쟁, 이른바 '칩워'가 한창이다. 칩워는 필연일까, 우연일까. 누가 일으켰고, 왜 일어났고, 언제 어떻게 마무리될까. 누구도 쉽게 답하기 어려운 질문들이다. 하지만 질문을 멈출 수 없다. 정답에 가까운 답을 찾기 위해서다. 질문 속에 답이 있다고 했다. 묻지 않으면 답도 찾을 수 없다. 전쟁에서 지는 길이다. 최근 우리 경제와 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의 주제 중 하나는 반도체 보조금이다.

미국이 칩스법으로 주는 보조금도 중요한데 문제는 우리 정부가 줄 수 있는 보조금이다. 안타깝게도 대한민국 정부가 내건 반도체 보조금은 아직 없다. 시간이 촉박한데 정부 내 부처 간 이견이 있다고 한다. 설비·연구개발 세액공제는 있다. 이걸로 글로벌 칩워에서 이기기는커녕 비기기도 쉽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이마저도 올해 일몰이 도래한다. 정부도 더불어민주당도 일몰을 연장하겠다고 한목소리를 내니 그나마 다행이다. 미국이 반도체 보조금에 배정한 예산은 70조원에 달한다. 인텔 한 곳에만 12조원을 직접 지원한다. 이 지원을 두고 대기업 특혜라는 말은 잘 들리지 않는다. 대기업 특혜, 부자 감세 프레임이 잘 작동하는 우리나라와 사뭇 다르다.

정부 당국자들의 고민이 깊은 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보조금' 대신 '인센티브'로 표현하는 것만 봐도 얼마나 고민이 많은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수출로 먹고살다 보니 눈치 봐야 할 곳이 많다. 고민은 짧게 끝내야 한다. 미국의 칩스법이 아니라 네덜란드의 '베토벤 작전'을 흉내 내야 할 처지로 내몰려선 곤란하다. 반도체 첨단공장의 핵심 설비인 극자외선 노광장비를 만드는 ASML이 본사를 옮기려 하자 네덜란드 정부는 부랴부랴 3조7000억원 당근책을 내놨다. 우리나라 올해 예산은 656조원이다. 이 안에는 반도체 전쟁 지원보다 시급성, 중요도가 떨어지는 수많은 사업이 녹아 있다. 하나하나 이해관계로 얽혀 있다. 잘라내야 할 꼬리가 많다. 정부는 내년 예산 작업을 시작했다. 반도체 산업 지원을 최우선순위에 둔 예산안 마련부터 시작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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