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AI시대, 문화예술 교육의 중요성

'아리아, 지니야, 헤이 클로버, 헤이 구글, 알렉사~.' 이젠 대부분 가정에 있는 인공지능(AI) 스피커들의 이름이 익숙하다. AI 시대가 도래했다. 경영학 교수인 나는 아이디어 하나로 작곡을 해 수업에 활용한 적이 있다. 음악을 전공하진 않았지만 AI 덕분에 가능했다. 최근 'AI 시대를 살아갈 아이들에게 필요한 교육'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AI 전..

경영학 교수인 나는 아이디어 하나로 작곡을 해 수업에 활용한 적이 있다. 음악을 전공하진 않았지만 AI 덕분에 가능했다. 최근 'AI 시대를 살아갈 아이들에게 필요한 교육'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AI 전문가로서 판단컨대, AI 시대에는 지금까지의 교육이 집중해온 계산, 암기, 작법 등 입력과 출력이 명확한 형태의 교육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미래 세대가 키워야 할 역량과 교육은 분명 다르다.

먼저 '의제 설정 능력'을 꼽을 수 있다. AI는 사람의 지시에 반응해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결과를 도출하지만, 유의미한 결과를 얻기 위한 통찰력은 부족하다. 이때 인간에게 필요한 건 AI에 어떤 지시를 어떻게 내릴지 판단하는 능력이다. 또한 맥락을 이해하는 인문학적 소양도 필수다. 예시로 AI 발전으로 탄생한 직업 중 프롬프트 엔지니어라는 직업이 있다. AI가 아무리 훌륭해도 우리가 일상적으로 구사하는 대화를 정확히 이해할 수 없기에 이들은 대화의 맥락과 핵심을 파악해 AI가 이해할 수 있는 표현을 만든다. 그러다 보니 역설적이게도 AI와 함께 살아갈 사람들에겐 인간을 이해하는 능력이 중요해진다. 비판적 사고와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AI에 과제를 줄 수 있는 창의력도 눈여겨봐야 한다. AI는 인간의 창의성을 모방하되 스스로 창의적인 사고를 할 수는 없다. 결국 AI가 발전할수록 인간에겐 더 높은 수준의 사고력과 창의력이 요구된다.

이러한 역량을 키우는 데 필요한 교육은 무엇일까? 우선 인간의 정체성 형성에 기반이 되는 '문화예술'에 주목해야 한다. 문화예술은 자신의 존재와 삶을 다양하게 살펴볼 수 있는 도구다. 문화예술 교육과 경험은 정서적 연결을 통해 약해진 유대감을 키워주고 사고를 더욱 확장시킬 수 있다. 하지만 국내 교육과정은 입시 중심으로 문화예술 교육은 구색만 맞추거나 중등 교육과정에선 이조차도 크게 줄어든다. 얼마 전 CJ나눔재단이 운영하는 'CJ도너스캠프 청소년 문화동아리'에서 특강을 진행했다. 청소년의 문화 창작 활동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 농어촌 아동복지기관 아이들이 다수 참여했다. 여기서 뜻밖의 이야기를 들었다. 아이들은 성인이 될 때까지 영화나 뮤지컬 등 문화예술 콘텐츠를 전혀 경험하지 못할 정도로 AI 시대에 필수인 문화예술 교육과 거리가 너무 멀다는 것이었다. 소외계층 아동·청소년에게 문화예술 교육을 지원하는 것은 미래 세대의 역량을 키우는 일이자 우리 사회의 경쟁력을 강화할 열쇠다. 물론 공공기관이나 기업 재단 등에서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앞서 언급한 CJ나눔재단 등 기업의 사회공헌에 이어 정부는 지난해 '아동 정책 추진 방안'을 발표하며 사각지대 없는 문화예술 교육 지원 등을 언급했다.

아이들은 앞으로 지금보다 고도화된 AI와 살아갈 것이다. 지식을 구조화해서 생산 프로세스를 최적화하는 것은 AI가 더 잘하겠지만, AI를 움직이는 주인공은 인간이다. 인간은 이제 존재의 본질을 고민해야 하며, 그 중심에는 문화예술이 있다. 미래를 살아갈 아이들이 사각지대 없이 풍부한 문화예술 교육과 경험을 통해 핵심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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