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맞아 그간의 일들을 기록한 책이다. 책을 펼치고 몇쪽 읽지 않았는데도 수문이 열리듯 눈물이 왈칵 쏟아진다. 나 몰래 내 안에서 ...
.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맞아 그간의 일들을 기록한 책이다. 책을 펼치고 몇쪽 읽지 않았는데도 수문이 열리듯 눈물이 왈칵 쏟아진다. 나 몰래 내 안에서 10년의 세월을 울고 있던 사람이라도 있는 건가. 가만히 앉아서 문장을 눈으로 더듬어갈 뿐인데도 험한 고개를 넘는 듯 몇번이나 쉬어가야 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알게 되었다. 내가 아는 것은 그저 몇개의 파편에 지나지 않았음을. 나는 유족들이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알지 못했다. 내가 아는 것이라고는 ‘유가족 대책위’, ‘피해자 가족협의회’ 같은 이름뿐이었다. 참사 직후 ‘유가족 대책위’가 어떻게 만들어졌고, 그 이름이 어떻게 해서 희생자, 유가족, 생존자, 생존자 가족, 더 나아가 생존 화물기사까지 아우르는 ‘피해자 가족협의회’가 되었는지, 그 지난한 과정에 대해 나는 아무것도 몰랐다. 나는 몰랐다. 부모들이 행여 ‘떠난 아이’의 모습을 떠올릴까 뒤로 숨고, 주변의 수군대는 소리를 들으며 얼굴을 가린 채 걸어야 했던 형제자매들에 대해서. 나는 이들이 어떤 마음으로 “우리는 이제 숨죽이지 않을 것이다”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사람들 앞에 섰는지 몰랐다. 나는 생존 학생들에 대해서도 몰랐다. 의료진의 만류에 따라 친구들의 장례식에도 갈 수 없었던 학생들이 어떻게 지내야 했는지 몰랐다. 학교에서 무슨 죄라도 지은 양 밥도 먹지 못하고, “쉬는 시간, 떠난 친구의 자리에 가서 편지를 쓰고 오거나 울고 오는 이들”에 대해서, 또 떠난 친구의 학생증을 목에 걸고 행진에 나섰던 학생들에 대해서 아무것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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