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얼마 전 “진정한 당원 주권 시대를 여는 것이 보수를 재건하는 가장 확실한 길”이라고 했다. 당원들 뜻을 내세워 사퇴론을 일축한 것이다. 그러자 정점식 원내대표는 “당원들의 뜻만으로 당을 운영할 수는 없다. 국민정당으로 변모해야 한다”고 했고, 장동혁은 “국민의힘은 ‘당원 중심 정당’을 지향한다”고 반박했다. 장동혁의 당원주권론...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얼마 전 “진정한 당원 주권 시대를 여는 것이 보수를 재건하는 가장 확실한 길”이라고 했다. 당원들 뜻을 내세워 사퇴론을 일축한 것이다. 그러자 정점식 원내대표는 “당원들의 뜻만으로 당을 운영할 수는 없다.
국민정당으로 변모해야 한다”고 했고, 장동혁은 “국민의힘은 ‘당원 중심 정당’을 지향한다”고 반박했다. 장동혁의 당원주권론과 정점식의 국민정당론이 맞붙은 것이다. 진보계열 정당에나 있을 법한 조직논쟁을 보수정당에서 보는 게 생경하다. 더불어민주당의 당권 경쟁 구도와 유사하다는 점도 흥미롭다.
민주당에선 정청래의 당원주권론과 김민석의 중도확장론이 맞서 있다. 장동혁이 표방한 ‘당원 주권 시대’ ‘당원 중심 정당’은 정청래 레퍼토리다. 의원들 세가 약한 정청래와 장동혁은 강성 당원들에게 기댄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런 논쟁은 당심과 민심이 벌어질 때 시작된다.
정청래 대표 시절 민주당은 당원들 뜻에 따라 각종 개혁입법을 밀어붙였다. 결과는 6·3 지방선거 실패였다. 그 반사효과로 국민의힘 지지율이 잠시 반등했다. 그러다 장동혁이 극우 당원들 입맛대로 기행에 가까운 장외정치를 펼치자 도로 떨어졌다.
장동혁과 정점식의 ‘정당 논쟁’ 민주당 당권경쟁 구도와 유사 당심·민심 불일치 해소라는 난제 책임정치 기본으로 돌아가야 당심·민심 불일치 해소는 정치의 해묵은 난제다. 정청래·장동혁은 정체성을 공유하는 이들과의 선통합을 주장한다. 진영연합론이다. 정책에서도 정체성을 강조한다.
정청래는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 닥치고 지금 당장! ”이라고 했다. 장외 극우와 눈을 맞춘 장동혁은 부정선거 음모론을 부추긴다.
김민석은 당내 통합, 진보 야당과의 연대, 중도·보수 인사 영입을 다 해야 한다고 말한다. 대통합론이다. 정책에선 이재명 대통령처럼 실용주의를 내세운다. 정청래·장동혁 노선은 우리 편부터 묶자는 것이지만, 그 너머로 세력을 넓히기는 쉽지 않다.
우리 편 코드에만 맞추다 보면 평균적 민심과 멀어질 수밖에 없다. 극우 지지를 얻을수록 민심에서 배척받는 장동혁이 극단적인 예다. 지지 기반을 중도·보수로까지 넓히려는 김민석의 해법은 지지층 균열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이 대통령이 발탁한 몇몇 보수 인사들 때문에 실제 그런 일이 벌어졌다.
중도·보수 인사 영입을 외연 확대로 볼 수 있는지, 그런 명사정치가 지지층 확대로 이어질지도 따져봐야 한다. 민주당의 목표는 2028년 총선 승리와 정권 재창출이다. 그래야 민주당이 하려는 개혁도 지속 가능해진다. 그러자면 발은 당원들에게 딛고 눈높이는 국민에게 맞추어야 한다.
당심·민심이 멀어질 때 당원과 국민을 설득해 부단히 거리를 좁혀야 한다. 기실 그것이 정치의 요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민의힘도 마찬가지다. 그래야 정권 탈환을 넘볼 수 있다.
무엇보다, 그렇게 경쟁해야 민심의 대지 위에 양당 접점이 만들어지고 정치의 공간이 열린다. 내란 극복 핵심인 적대정치 해소와 국민통합 단초가 만들어진다.
‘국민정당론’이건 ‘당원중심 정당론’이건 정치의 기본으로 돌아가는 게 중요하다는 얘기다. 당내 싸움에선 강한 조직력으로 이기는데 민심 반응은 영 딴판인 경우가 있다. 과거 민주노동당 자주파가 그랬다. 동네에서 힘깨나 쓴다고 전국구로 통할 거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도리어 그 반대이기 십상이다. 정치인은 골목대장과 다르고, 달라야 한다. 지금 여야는 어떤가. 지도부는 당원, 그중에서도 제 지지자들 뜻만 선택적으로 받든다.
그걸 평균적 국민의 생각과 비교하려는 노력도 하지 않는다. 상대 정당과의 불통은 말할 것도 없다. 국민통합은 갈수록 요원해진다. 정치를 지탱하는 삼발이는 당원, 국민, 상대 정당과의 소통이다.
이를 실천하려는 의지는 정치인의 책임윤리에서 나온다. 이 책임을 다할 때 비로소 국민들로부터 권력을 위임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그것이야말로 제대로 된 권력의지라고 말할 수도 있겠다. 이를 도외시하는 정치는 어떤 말로 포장하건 작은 정치, 소부족주의에 지나지 않는다. 그 책임을 당원들에게 물어서도 안 된다. 당원들에게 아첨하고 책임을 떠넘기는 나쁜 정치가 있을 뿐, 당원들은 죄가 없다. 정제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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