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배신만 쓰라린 게 아니다. 기업 조직이나 정치판에서도 배신은 늘 일어나며, 배신을 당한 상처가 남녀관계에서 일어나는 배신의 상처보다는 덜할 것이라고 생각해선 안 된다....
사랑의 배신만 쓰라린 게 아니다. 기업 조직이나 정치판에서도 배신은 늘 일어나며, 배신을 당한 상처가 남녀관계에서 일어나는 배신의 상처보다는 덜할 것이라고 생각해선 안 된다. 사랑의 배신으로 인한 상처는 다른 이성을 만나 치유될 수도 있지만, 기업 조직이나 정치판에서 당한 배신으로 인해 아예 인간에 대한 환멸을 느낀다면, 이건 치유되기도 어렵다.
부족주의와 더불어 지도자 추종주의가 강한 한국에선 배신을 규정하고 결정하는 건 더 강한 권력이다. 그래서 배신에 대한 질책은 늘 위에서 아래로 향한다.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는 법은 없다. “위에서 그렇게 배려해주고 키워줬는데 배신하다니”라는 말은 가능해도 “밑에서 그렇게 충성을 다했는데 배신하다니”라는 말은 성립될 수 없다. “밑에서 그렇게 충성을 다했는데 몰라주다니”라는 정도의 서운함만 표현할 수 있을 뿐이다. 배신의 이런 위계질서는 “나는 배신해도 되지만 너는 배신하면 안 된다”는 식의 내로남불을 불러오기 마련이다. 당시 윤석열은 이런 비난 공세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을지 궁금하다. 인정하거나 수긍했을까? 더 궁금한 건 최근 국민의힘 7·23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원희룡 등 후보들이 경쟁자인 한동훈을 겨냥해 퍼붓는 ‘배신 공세’에 대한 생각이다. 처음엔 한동훈이 채 상병 순직과 관련한 ‘제3자 특검’을 추진하겠다고 한 걸 문제 삼더니, 7월4일부터는 김건희 사과 논의 문자 ‘읽씹’ 논란을 매개로 한동훈을 배신자로 몰아가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그래서 앞으로 더 이상의 논란은 없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다는 건 모든 국민이 아는 바와 같다. 이후에도 김건희는 계속해서 남편과 국민의힘에 큰 타격이 되는 ‘사고’를 쳤다. 문제의 명품백을 받으면서 “제가 남북 문제에 나설 생각”이라는 국정농단급 발언을 한 날도 ‘김건희 특검’ 찬성 여론이 높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된 2022년 9월13일이었다. 김건희가 저지른 크고 작은 스캔들은 일일이 열거하기조차 숨이 찰 정도로 많았으며, 이는 윤석열의 지지율을 20~30%대에 묶어두면서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참패를 당하는 데에 결정적인 이유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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