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협상 불발로 휴전에 대한 희망조차 사그라들던 지난달 16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보건부는 649쪽에 이르는 긴 명단을 공개했다. 이튿날 벌어진 레바논 ‘삐삐 폭발 사건...
연이은 협상 불발로 휴전에 대한 희망조차 사그라들던 지난달 16일, 가자지구 보건부는 649쪽에 이르는 긴 명단을 공개했다.
태어났을 때 이미 모든 가족을 잃었던 아기도 있다. 사브리네 알루 알셰이크는 지난 4월 이스라엘군의 라파 공격 당시 임신 7개월이었던 산모 사브린에게서 태어났다. 의사들이 긴급 제왕절개 수술로 아기를 꺼냈고 머리와 가슴, 복부에 총격을 입은 산모는 10분 후 사망했다. 엄마의 이름을 따 ‘사브리네’라는 이름이 생긴 아기는 5일을 버텼으나 결국 숨졌다. 사브리네 가족 17명이 모두 몰살됐다.0세부터 101세에 이르기까지, 연령순으로 배열된 사망자 명단엔 10세 이하 어린이들의 이름이 126쪽까지 이어졌다. 신원이 확인된 사망자 3만4344명 가운데 어린이는 모두 1만1355명. 희생자 10명 가운데 3명이 어린이였다. 성인 사망자의 이름은 215쪽에 이르러서야 처음 등장했다.
전문가들은 참상의 규모와 실종자 수치로 미뤄볼 때 약 2만명에 이르는 희생자들이 무너진 건물의 잔해 속에 묻힌 채 아직 수습되지 못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 7월 영국 의학저널 랜싯에 게재된 논문은 공습에 따른 직접 사망자뿐만 아니라 간접 사망자까지 고려하면 전쟁 이후 가자지구에서 18만6000명이 숨졌을 것으로 추정했다.이스라엘인 1139명을 살해하고 250여명을 인질로 끌고 간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전쟁이 시작된 지 1년이 흘렀다. ‘하마스 궤멸’을 선언한 이스라엘의 보복 공격으로 1년간 가자지구에선 4만명 넘게 목숨을 잃었고, 거의 전체 인구에 달하는 200만명이 피란민이 됐으며, 전체 건물의 66%가 파괴됐다. 특히 유엔에 따르면 가자지구 내 학교의 87%가 공격 피해를 입었다. 지난 365일간 가자지구에 폭격이 없었던 날은 지난해 11월 6일간의 휴전 기간을 제외하면 단 이틀뿐이었다.도처에 죽음이 있었다.
이전까지는 이슬람국가와의 전쟁이 한창이었던 2016년 이라크에서 여성 2600명이 살해되고 시리아 내전 첫 2~3년간 한 해 평균 어린이 4700명이 살해된 것이 최고치였으나, 가자지구 희생자 수치는 이런 비극의 기록까지 뛰어넘었다. 채 1년이 안 되는 기간 여성 6297명, 어린이 1만1355명이 목숨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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