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드는 '가끔 언니들이랑 한국어로 얘기하면 엄마가 ‘나 욕하는 거지?’라며 장난 치신다'며 '요새 엄마가 결심하셨는지 다문화지원센터에서 주 2회 한국어 수업을 열심히 듣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출신 권선화씨도, 우즈베키스탄 출신 김알료(33)씨도 '애들이 한국말 잘 못 할까 봐 걱정이 커 이곳에 보냈다'며 한국어 수업을 마치는 아이를 기다리고 있었다. 권선화씨는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큰 애가 나름 학교에서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엄마는 한국어도 모르니까 한국 학교생활이 얼마나 힘든지 모른다’며 눈물을 뚝뚝 흘리더라'며 '충격을 받고 센터에서 남편과 한국어 공부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소가 뒷걸음치다가 어떻게 쥐를 잡아요?” 한국에 온 지 7년이나 지났지만 몽골 출신 배아노진은 고개를 갸우뚱했다.“엄마가 한국어도 모르니 내 학교생활을 어찌 알겠냐고 아이가 투정을 부렸어요.” 한국 생활 11년 차 권선화씨는 눈물이 났다. 권씨는 인생의 3분의 2 이상을 중국인으로 지냈다. 하지만 지금은 배아노진양, 샤햐드양처럼 한국인이다.
와드는 아프리카 수단에서 한국에 온 지 벌써 8년이 됐다. 와드가 사는 인천 옥련동 옛 송도유원지 일대에는 중고차매매단지가 조성돼 있는데, 옥련동과 인근 동춘동·청학동에는 중고차와 관련해서 일하는 외국인들이 많이 산다. 와드의 아버지도 중고차 바이어다. 그런데 와드의 부모님은 한국어를 잘 못 한다. 와드는 “가끔 언니들이랑 한국어로 얘기하면 엄마가 ‘나 욕하는 거지?’라며 장난 치신다”며 “요새 엄마가 결심하셨는지 다문화지원센터에서 주 2회 한국어 수업을 열심히 듣고 있다”고 말했다.“내가 네 짝이라고? 말도 안 돼.” 리사가 와드에게 농담을 건넸다. 이날 옥련중 3학년 5반 교실은 짝꿍을 바꿨다.
와드와 리사·샤샤는 외국 태생으로 입국한 학생이다. 국제결혼가정 자녀 중 국내 태생과 중도입국학생, 그리고 외국인 가정의 자녀까지 합쳐 이주배경학생이라고 부른다. 와드와 리사와 달리 인천 연수구에는 한국말을 전혀 모르는 외국 학생이 두드러진다. 올해 연수구의 이주배경학생 2361명 중 외국 태생이 1626명으로 전국 3위다. 숫자도, 비율도 유독 높다. 연수구 연수동 함박마을엔 외국어만 들릴 정도다. 방과 후 마리어린이공원에는 이주배경 초등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든다. 박봉수 디아스포라연구소장은 “문학산 자락을 따라 이주벨트가 형성돼 있는데, 옥련동엔 중동권에서 온 무슬림 외국인이 4000명 정도 있고, 청학동·연수동엔 고려인을 포함 시리아, 동남아시아 외국인이 밀집해 있다”고 말했다.
전국 1위, 7300여 명의 이주배경학생이 이곳 안산에 있다. 올해 안산시 인구 중 외국인 주민 비중은 11.6%로 매년 증가세다. 단원구 원곡동과 뗏골마을이 다문화 가족이 밀집해 있는데, 최근엔 선부동·초지동·고잔동 등으로도 넓히고 있다. 원곡동 다문화특구 상가 거리엔 ‘500 / 个’ ‘2000 芹菜’ 등 외국어로 쓰인 자판대 사이로 외국인들이 쉴 새 없이 몰려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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