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그 누구도 행복하지 않은 상태다. 그런데도 웬일인지 다들 ‘성장만 하면 어떻게든 행복해질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반쯤 속아 있다. 성장을 계속 말해도 전혀 풍요로워지지 않는 사회 자체가 이상하지 않을까? 좀 더 다른 제도를 생각해야 하는 건 아닐까?
“녹색성장, 지속 가능한 성장만이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하기 십상이죠. 하지만 지속 가능한 성장은 환상일 뿐입니다.”
해법의 단서는 마르크스에서 찾았다. 사이토 교수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마르크스 연구자 중 한 명이다. 마르크스 경제학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관점이지만, 그는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마르크스의 생태주의 관점에 집중했다. 사이토 교수는 2008년 발표한 저서 로 최연소 ‘아이작 도이처 기념상’을 수상, 학계의 찬사를 받았다. “이 책은 마르크스와 탈성장이라는 인기 없는 두 주제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처음엔 이렇게까지 팔릴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가장 놀란 건 자민당의 이시바 시게루 의원이나 후쿠다 야스오 전 총리가 책을 읽고 ‘굉장히 재밌었다’고 한 것이다.”“자본주의를 비판하면서 돈을 벌고 있다는 비판이 있기도 하다. 결과적으로 책이 잘 팔렸지만, 원래는 마르크스나 탈성장은 거의 안 팔리는 주제다. 애초에 돈을 벌려고 했다면 이 주제로는 책을 쓰지 않았을 것이다. 지금 자본주의는 지속 가능하지 않고, 격차도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에 바꾸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한 것이 동기가 됐다. 마르크스가 중요하고 탈성장 사회가 중요하다는 순수한 생각에서 책을 썼고, 앞서 말했듯 자민당의 보수 인사나 많은 대기업 인사가 ‘책의 주장이 일리가 있다’고 동의했다. 그 결과 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된 것이다. 애초에 돈을 벌 생각으로 책을 쓴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전부는 아니지만 수익을 기부했다.
“모든 걸 시민의회처럼 해야 하는 건 아니다. 지금처럼 국회 역할을 하는 기관도 남아야 한다. 그러나 너무 많은 것들이 우리 손이 닿지 않는 곳에서 결정되고 있다. 국회에서 결정되기도 하지만 기업처럼 돈이 많은 사람들의 영향력이 너무나도 커져 민주주의가 위협받고 있다. 자산 과세를 늘리거나 정치인 기부에 더 엄격해져야 할 뿐 아니라, 더 많은 것을 지방자치단체 수준에서 다뤄야 한다. 바르셀로나의 뮤니시팔리즘가 좋은 사례다. 가령 서울시나 도쿄도 수준에서 더 다양하고 많은 것들을 정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면 된다. 거기에 더해 시민의회를 두고 시민 의견을 듣기도 하고, 더 다양하게 만들자는 것이다.”“물론 그럴 가능성도 있다. 다만 적어도 일본은 아직 부자나 대기업에 세금을 더 매길 여지가 있다. 일본은 최근 법인세나 소득세를 큰 폭 인하시켜 왔기 때문이다. 이걸 다시 되돌리는 건 가능하지 않을까 한다. 이 밖에도 불필요한 곳에 돈이 너무 많이 쓰이고 있다. 대표적인 분야가 국방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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