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어나면 그날의 일들이 어제 일처럼 떠오른다. 텔레비전에서 4·3 소식이 들리기만 하면 심장이 떨려온다. 2020년 3월 뒤늦게 4·3 후유장애인으로 인정받아 “이제 조금은 살 것 같다”고 하지만, 여전히 심한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 🔽제주4·3 그 뒤, 75년
온 가족 몰살되는 현장 목격하고 자신도 다쳐 1949년 훈련을 받고 있는 제주읍 노형리 민보단원들. 이승만 정부는 민간인들을 ‘민보단원’으로 편성해 군경 토벌작전에 동원했다. 1949년 4월1일 제주도 민보단원은 5만명에 이르렀다. 제주4·3평화재단 제공 눈에 훤해요. 6살에 그 광경을 직접 보고 당했는데 어떻게 잊겠어요? 눈에 박혀 있어요. 3월27일 제주시 일도2동 집에서 만난 양수자씨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그날’을 생각하면 숨이 차오른다. 그에게 4·3은 75년 전의 죽은 과거가 아니라 살아 있는 현재다. 가족의 몰살을 목격한 6살 아이는 평생 숨이 턱턱 막힌 채 살아왔다. 깨어나면 그날의 일들이 어제 일처럼 떠오른다. 텔레비전에서 4·3 소식이 들리기만 하면 심장이 떨려온다. 2020년 3월 뒤늦게 4·3 후유장애인으로 인정받아 “이제 조금은 살 것 같다”고 하지만, 여전히 심한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 “이제는 눈물도 말라버렸어요.
제주의 무덤은 방목한 소나 말의 출입을 막기 위해 대개 장방형의 돌담으로 둘러싸여 있다. 양씨가 깨어나 보니 옆에 있던 아버지가 보이지 않았다. 아버지와는 그것이 마지막 이별이었다. 아이는 더럭 겁이 났다. 매섭게 추운 날씨였다. 조그만 차롱에 삶은 보리쌀과 게다짝에 할머니 집 주소가 적혀 있었다. 아이는 그 산담 안에서 사흘을 밤낮 울었다. 눈이 내리고 또 내렸다. 추위로 몸은 시커멓게 변해갔지만, 혼자 산담 옆에서 사흘을 버티며 울었다. 아버지가 올 것 같아 다른 곳으로 갈 생각은 하지도 못했다. 아무도 없는 무덤가 산담 옆에 앉아 울어대는 아이. 울음은 추운 겨울의 바람소리 사이를 타고 퍼져나갔다. 그러다 울음이 그치면 적막이 찾아왔다. 적막은 저승과 이승의 어디쯤 있는 것 같았다. “그때 감시막이 있었던 것 같아요. 감시초소를 지키던 사람이 찾아왔어요. 짐승 소리인지, 사람 소리인지 무슨 소리가 난다고 찾아온 거예요.
대한민국 최근 뉴스, 대한민국 헤드 라인
Similar News:다른 뉴스 소스에서 수집한 이와 유사한 뉴스 기사를 읽을 수도 있습니다.
'토마토 5일간 물 안 줬더니…1시간 동안 50번 '뽁뽁' 울었다' | 중앙일보식물이 갈증이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고주파를 내뿜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r식물 토마토 고주파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6번 심정지 겪고 생명 나눔…4명 살리고 떠난 50대 고민수 씨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지난 23일 고려대안산병원에서 54살 고민수 씨가 뇌사 장기기증으로 심장, 간, 좌우 신장을 기증해 4명의 생명을 살린 후 숨졌습니다.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스폰지밥이 시켰다' 3살 딸 살해 뒤 쓰레기통에 버린 엄마 최후 | 중앙일보두 번째 생일을 맞은 지 불과 48시간 된 자신의 딸을 흉기로 17차례 찔렀습니다.\r엄마 딸 살해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강남 납치살해' 피의자 '처음부터 금전 목적으로 계획 범행'사흘 전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발생한 여성 납치 살해사건의 피의자 가운데 일부가 금전을 목적으로 범행했다고 진술했습니다.서울 수서경찰서는 강도살인과 사체 유기 혐의 등으로 붙잡은 30대 남성 세 명을 이틀째 조사하고 있습니다.우선 경찰은 직접 납치 범행을 벌인 피의자 A 씨와 B 씨는 40대 중반 피해자를...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