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9사단 지휘부가 부대 내 복지시설에서 ‘16첩 반상’에 직접 만든 디저트를 차리라고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부 사단장은 교회 신자들을 대접하기 위해 이런 지시를 하기도 했습니다.
“황제식사 갑질에 병사들 격무” 백마회관에서 제공된 특별 디저트 사진. 김진철 전 사단장이 나온 ‘조선대’ 로고를 케이크 위에 초콜릿 가루로 표시돼있다. 군인권센터 제공 육군 9사단 지휘부가 부대 내 복지시설에서 메뉴에도 없는 ‘16첩 반상’에 직접 만든 디저트를 차리라고 병사들에게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사단장은 본인이 다니는 교회 신자들을 대접하기 위해 이런 지시를 하기도 했다. 군인권센터는 “부대 시설을 개인 레스토랑처럼 쓰며 갑질했다”고 비판했다. 군인권센터는 26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센터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육군 9사단 지휘부가 부대원 복지시설인 ‘백마회관’에서 ‘호화 파티’를 여는 동안 이곳에서 근무하는 회관병들은 주 68시간 과로에 시달렸다”며 이처럼 밝혔다. 센터가 제보받은 내용을 보면, 9사단 지휘부는 메뉴판에 없는 특별 메뉴와 특별 디저트를 자주 요구했다. 특별 메뉴는 16첩 반상으로 구성된 한정식이나 홍어삼합, 과메기, 대방어회 등이다.
전 사단장인 김진철 현 육군본부 군수참모부장의 경우 자신이 다니는 교회 신자들을 위해 16첩 반상 한정식 25인분을 주문하거나, 자신은 참석하지도 않으면서 민간인 교회 장로가 주관하는 12명 식사 자리를 자기 명의로 예약해준 적도 있었다고 한다. 지난해 8월 백마회관에서 열린 조선대 학군단 임원단이 참석한 만찬 땐 회관병들이 초콜릿 가루로 ‘조선’이라고 쓴 티라미수를 만들기도 했다. 김 전 사단장은 조선대 학군단 출신이다. 병사들은 소주병에 ‘조선처럼’ 스티커를 붙였다고도 한다. 통상 백마회관은 밤 9시에 마감하지만, 회관병들은 지휘부 행사 세팅을 하다가 밤 11~12시에 퇴근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센터는 전했다. 센터는 “회관병들은 다수의 일반 손님을 받는 것도 모자라 수시로 지휘부의 황제 식사까지 대접하느라 격무에 시달리고 있으며 병까지 걸린 인원도 있다고 한다”며 “정부는 복지회관 운영 실태를 전면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