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일을 합니다” [영상]

[짬] 노동자 위한 노래운동 펼치는 음악가 하림

지난 17일 서울 금천구 작업실에서 만난 음악가 하림. 서정민 기자 음악가 하림은 갑자기 어깨에 큰 통증을 느꼈다. 팔을 올릴 수조차 없었다. 2017년 방송 다큐멘터리를 찍으러 간 쿠바 아바나에서였다. 낯선 타지에서 병원에 가려니 두려움이 앞섰다. 용기 내어 가니 친절하게 잘 치료해주었다. 치료비도 저렴했다. 급성 염증은 씻은 듯이 나았다. 한국에 돌아와 라파엘클리닉에 전화했다. 이주노동자 무료 진료소다. 역지사지의 경험이 그의 마음을 이끌었다. “제가 뭐 도울 일 없을까요?” “이주노동자를 위해 공연해주세요.” 매달 한번씩 ‘국경 없는 음악회’를 열었다. 하림이 노래하고, 이주노동자들 사연을 듣고, 그들도 노래하는 자리였다. “다들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타지에서 일하며 눈물짓는다는 걸 알게 됐죠.” 지난 17일 서울 금천구 작업실에서 만난 하림이 말했다. 2020년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됐다. 3년간 해온 ‘국경 없는 음악회’도 멈췄다. 그때 전자우편 한통이 왔다.

사무직 노동자도 저녁·주말도 없이 일하면서 느끼는 고충이 있거든요. 그런데 그런 분들은 어디 호소할 곳도 없어요.” 그런 사각지대의 노동자들을 위로하는 노래를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만든 노래가 ‘우리는 모두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일을 합니다’이다. 그는 지난 4일 자신의 블로그에 악보를 올리고, 에스엔에스로 알렸다. 자신이 직접 부른 음원이나 영상 대신 악보부터 올린 건, 사람들이 먼저 스스로 불러야 노래의 힘이 생긴다고 믿기 때문이다. ‘우리는 모두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일을 합니다’ 악보. 하림 제공 다음날인 5일 저녁 그는 서울 금천구 가산디지털단지역 인근에서 퇴근길 직장인들을 위한 거리공연 ‘금천라이브’를 펼쳤다. 애초 ‘우사일’을 부를 계획은 없었으나, 행사를 주최한 금천문화재단의 요청으로 앙코르곡으로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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