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퍼주기’ 못 건든 교부금 대책
서울의 한 중학교 행정실에 근무하는 A씨는 매년 연말이 다가오는 게 두렵다. 다 쓰기조차 어려운 수준의 많은 예산이 배정되는데 3% 이상 이를 남길 경우 불이익까지 받기 때문에 억지로 ‘예산 소진 아이템’을 찾아야하기 때문이다. 이에 학습 준비물을 사는 것은 기본이고 아직 쓸만한 책걸상을 바꾸는가 하면, 멀쩡한 영어교실을 다시 짓기도 한다. 남들 보기엔 ‘행복한’ 고민일 수도 있겠지만, 불필요한 업무를 하는 통에 연말 행정실은 초비상이다.
매년 방학만 되면 전국 학교 곳곳이 공사판으로 돌변한다. 올 초 겨울방학 때 서울 강남의 한 초등학교는 화장실 공사를, 경기도 고양시의 한 초등학교는 교사동 외벽개선공사를, 서울 강북구의 한 초등학교는 화장실 전면 개선공사와 보도와 차도 분리 공사를 진행했다. 입학지원금, 교육 회복지원금 등 현금성 지원을 남발한 경우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교부금이 지나치게 방만하게 사용된다는 비판이 꾸준이 제기되자 교욱부도 제도 개선에 나섰다. 교육부는 지방교육재정 낭비를 최소화하기 위해 현금성·선심성 복지가 많은 시도 교육청에게 불이익을 주는 내용의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시행령’ 일부 개정령안을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했다고 29일 밝혔다. 당장 내년도 교육 시설사업에서 약 1조8000억원을 감액하고, 전국 시도교육청 17곳의 예산 사용을 평가해 ‘현금성 복지 지출’이 많은 상위 8곳은 2027년부터 교부금을 10억원씩 삭감하기로 했다.
하지만 교육부의 이 같은 대책은 문제의 출발점인 ‘고무줄’ 교부금 산출 방식은 건들지 못한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교부금은 내국세의 20.79%를 무조건 떼어주는 방식이다. 학령인구가 몇명인지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세금이 걷히는 양에 비례해 결정되는 ‘연동형’ 방식이다. 결과적으로 교부금이 넘쳐나는 현실은 그대로 둔 채 사용처만 재배치 한다고해서 교부금 운영 효율성이 근본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돈이 남아돌다보니 일선 교육청 입장에서는 현금성 복지에 나설 수 밖에 없는 구조적 왜곡이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 최근 뉴스, 대한민국 헤드 라인
Similar News:다른 뉴스 소스에서 수집한 이와 유사한 뉴스 기사를 읽을 수도 있습니다.
“가족 걱정 많은 엄마 돈 보고 접근했다”…60대女 노린 보이스피싱 기승, 예방법은“검사라는 사람은 고성으로 협박하고, 금융감독원 차장이란 사람은 저를 달래 주면서 빨리 이체해야 한다면서 양쪽에서 저의 정신을 쏙 빼놓아 저도 모르게 시키는 대로 하게 됐습니다.”(60대 여성 피해자) 보이스피싱 수법이 날로 새로워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60대 여성을 타깃으로 한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25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 김광호 무죄···유가족은 또 운다 [현장 화보]10·29 이태원 참사에 부실 대응해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기소된 김광호 전 서울경찰청장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유가족은 “앞으로 경찰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겠냐”면서 “사...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경기도민 62% “하이러닝, 학생들의 학습격차 해소에 효과적”경기도민 1,200명 대상 ‘에듀테크 활용 교육’에 대한 여론조사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금리인하 시즌에 '재테크 마트' 갔다 장기채권·ELB·금 … '필수템' 담자금리에 요동치는 자산시장 … 내 돈 똑똑하게 굴리는 방법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KB금융 '배당 늘리고 자사주 1천억 소각'양종희 회장, 밸류업 방안자기자본 13%넘는 돈 환원3분기 순익 1.6조 역대 최고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어차피 은행에선 답 없어”…돈줄 막힌 서민들 몰려가는 이곳은최대 17%대 고금리지만 대출 규제에 돈 꿀 곳 없어 취약계층 고금리 몰리는 듯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