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떡하지, 길이 안 보여” 사건에 짓눌린 31살 경위의 죽음

대한민국 뉴스 뉴스

“어떡하지, 길이 안 보여” 사건에 짓눌린 31살 경위의 죽음
대한민국 최근 뉴스,대한민국 헤드 라인
  • 📰 hanitweet
  • ⏱ Reading Time:
  • 67 sec. here
  • 3 min. at publisher
  • 📊 Quality Score:
  • News: 30%
  • Publisher: 53%

“대학도 경찰행정학과를 갔었어요. 군 생활도 의경으로 했고요.” 지난 19일 서울 관악경찰서 수사부서에서 일하던 ㄱ(31) 경위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아버지는 8년 전 그토록 꿈꾸던 경찰이 되어 ‘일이 재밌다’고 했던 아들의 선택을 “도저히 믿을 수 없다”고 했다.

지난 19일 서울 관악경찰서 수사부서에서 일하던 ㄱ 경위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아버지는 8년 전 그토록 꿈꾸던 경찰이 되어 ‘일이 재밌다’고 했던 아들의 선택을 “도저히 믿을 수 없다”고 했다. 죽음의 정확한 배경은 25일 현재까지 조사 중이다. 다만 한겨레에 ㄱ경위의 이야기를 전한 가족과 동료들은 “현재 수사 시스템과 그로 인한 과중한 업무가 한 원인일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ㄱ경위가 근무한 경찰서 곳곳엔 경찰 동료들이 보내온 근조 화환 90여개가 겹겹이 놓였다. ㄱ경위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경찰은 ㄱ씨의 오랜 꿈이었다. 학창시절부터 경찰을 꿈꿨고 경찰행정학과에 진학했다. ㄱ경위의 아버지는 “얼마나 열심히 했는지, 경찰 시험도 6개월 만에 바로 붙어버렸다”고 했다. 전남 고흥에서 홀로 서울에 올라와 기특하게 제 자리를 잡는 아들을 아버지는 자랑스러워했다. “나무랄 데 하나 없는 애였어요.

경찰은 또한 ㄱ경위가 좋아하는 직업이었다. 2019년 서울의 한 지구대에 근무하던 시절 응급처치로 심정지가 온 70대 노인을 구해내 티브이에 나온 적도 있다. 순경으로 입직한 뒤 8년 동안 승진을 3번 해 경찰 관리자급이라 이를 수 있는 경위가 됐다. ‘초고속’ 승진이었다.주로 파출소와 지구대 근무를 해 온 ㄱ경위는 지난 2월 경찰서 수사부서에 배치받았다. ‘과중한 업무’에 대한 호소는 그즈음 시작됐다고 지인과 동료들은 한겨레에 전했다. 사망 전 ㄱ경위는 친구와 메신저 대화에서 ‘ 사건이 50개, 보완까지 53개’라고 적었다. ‘전세 사기 6건이 병합된다는데 나 어떡하니?’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한 동료는 “1개의 사건을 해결하면 2개의 사건을 추가로 배당받는 극심한 업무 강도였다”며 “책임감이 강해 비번날 경남이나 전북으로 출장을 가기도 했다”고 전했다. ㄱ경위 몸무게는 6개월 사이 10kg 가까이 빠졌다. ‘나 진짜 죽을 것 같애. 어떡하지. 길이 안 보인다.

수사부서의 과도한 업무량은 ㄱ경위만의 문제는 아니다. 경찰청과 대검찰청 자료를 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접수된 고소·고발 건수는 18만941건으로 2022년 같은 기간에 비해 17% 증가했지만, 수사인력은 3.6% 늘어난 데 그쳤다. 지난해 11월부터 수사준칙 개정으로 경찰이 고소·고발 사건을 반려하지 못하고 오롯이 입건해 수사하면서 부담이 더 커졌다는 평가도 있다. 특히 ㄱ경위가 사망하기 직전인 지난 5∼6월은 서울청이 지정한 ‘장기사건 집중처리 기간’이었다. ㄱ경위가 근무한 관악서의 경우, 6개월 이상 장기 사건이 서울 지역 경찰서 가운데 특히 많은 편이어서 압박감 또한 컸다고 한다. 결국 ㄱ경위는 다른 부서로 전출을 신청했는데, 그 과정조차 만만치 않았다. ‘ 인계서를 써야 하는데 인계서조차 못 쓸 정도로 .’고 ㄱ경위는 생전 친구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ㄱ경위의 한 동료는 “한 수사관의 극단적 선택이라고만 하기에는 시스템에 많은 문제가 있다”며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또다시 이런 불행이 일어날 수 있다”고 했다. “생전 고인을 비난하거나 비판하는 사람을 단 한 명도 찾기 어려울 정도로 훌륭한 인품을 갖추었던 분”이라고 ㄱ경위를 추모하는 동료도 있었다. 그런 경찰이 떠났다. 서울경찰청과 경찰청은 ㄱ경위의 정확한 사망 배경을 조사하고 있다.※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 자살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 소식을 빠르게 읽을 수 있도록 요약했습니다. 뉴스에 관심이 있으시면 여기에서 전문을 읽으실 수 있습니다.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hanitweet /  🏆 12. in KR

대한민국 최근 뉴스, 대한민국 헤드 라인

Similar News:다른 뉴스 소스에서 수집한 이와 유사한 뉴스 기사를 읽을 수도 있습니다.

제재, 전쟁 그리고 트럼프…이란 새 대통령 '가시밭길'제재, 전쟁 그리고 트럼프…이란 새 대통령 '가시밭길'(이스탄불=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헤어날 길이 안 보이는 경제난 속에 '최소한의 변화'를 바라는 이란 민심은 무명에 가까운 개혁 진영 정치...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악성민원 시달리던 29살 공무원의 죽음, 순직 인정돼야''악성민원 시달리던 29살 공무원의 죽음, 순직 인정돼야'경남 양산시에서 근무하던 29살 청년 공무원의 사망과 관련해 진상조사를 벌인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은 여러 차례 악성민원과 폭언에 시달려 왔다며 '순직' 처리를 요구하고 나섰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경남본부(본부장 강수동)는 23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 2월 25일 사망한 고(故) 김숙진 주무...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19세 청년노동자 비통한 죽음에 모인 청년들 “이 끔찍한 사회 바꿔야”19세 청년노동자 비통한 죽음에 모인 청년들 “이 끔찍한 사회 바꿔야”서울 곳곳에 내걸린 추모 현수막 “꿈 많던 청년의 죽음, 공식 사과하고 진상규명하라”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19세 청년노동자 목숨 앗아간 공장, 현장 은폐 의혹도 “노동부 점검 하루 전 청소”19세 청년노동자 목숨 앗아간 공장, 현장 은폐 의혹도 “노동부 점검 하루 전 청소”처음으로 입장 밝힌 어머니 “억울한 죽음 밝혀질 때까지 마음 단단히 먹을 것”…회사 앞 분향소 설치도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인권위 직원 31% “막말하는 사람 절대 위원장 안 돼”인권위 직원 31% “막말하는 사람 절대 위원장 안 돼”오는 9월 임기가 만료되는 송두환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위원장의 뒤를 이어 누가 차기 위원장이 될지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인권위 구성원의 31.3%가 ‘막말, 괴롭힘 등 반인권적 행동을 하는 사람’은 절대 위원장이 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막말과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코스피 날자 국내주식형 펀드 '훨훨'코스피 날자 국내주식형 펀드 '훨훨'한달 수익률 6.41% 달해일본·인도 펀드보다 높아바이오·증권 ETF 강세 보여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Render Time: 2025-04-20 17:5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