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고, 내 새끼 불쌍해라! 우린 어떡하니….” 4일 오전 7시쯤 경기 화성시 함백산장례식장 1층에 차려진 세월호 민간잠수사 고 한재명씨(49)의 빈소에서 울음소리가 새어 나왔다. 백발 노모가 쓰러질 듯 벽에 기대어 오열하는 모습에 담담히 빈소를 지키던 유족들도 얼굴을 감싸며 눈물을 훔쳤다. 전날부터 빈소를 지킨 동료 잠수사들도 한씨에게 마지막 절을...
4일 오전 7시쯤 경기 화성시 함백산장례식장 1층에 차려진 세월호 민간잠수사 고 한재명씨의 빈소에서 울음소리가 새어 나왔다. 백발 노모가 쓰러질 듯 벽에 기대어 오열하는 모습에 담담히 빈소를 지키던 유족들도 얼굴을 감싸며 눈물을 훔쳤다. 전날부터 빈소를 지킨 동료 잠수사들도 한씨에게 마지막 절을 올렸다. “제발 좋은 곳으로 가라” “이제는 편히 쉬어”. 깊은 한숨과 함께 이들은 한씨의 영정 앞에서 쉽게 고개를 들지 못했다.한씨의 죽음이 안타까움을 더한 건 그가 먼 타국에서 숨지고도 한 달 여 동안 고국에 돌아오지 못한 채 타국에 머물러야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였다. 이날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한씨는 지난 7월23일 이라크 공사 현장으로 출국했다. 세월호 잠수구조 작업으로 앓게 된 정신적 고통과 골괴사로 잠수사 일을 그만뒀지만 생계를 유지해야 하는 가장으로서의 책임감은 그를 다시 잠수작업이 필요한 공사현장으로 가게 했다. 하지만 다시 마주한 바다는 그를 영영 데려가버렸다.
한씨의 인생의 운명을 가른 사건은 2014년 세월호 참사였다. 민간잠수사였던 그는 2014년 참사 소식을 듣자마자 현장으로 뛰어갔다. 당시 서른아홉, 결혼을 한 달 앞둔 늦깎이 예비신랑이었다. ‘가지 말라’는 신부의 호소를 뒤로 하고 그는 맹골수도로 뛰어들었다. 한씨는 부부로 보이는 사람들, 같은 교복을 입은 한 반 친구들을 제 손으로 직접 건져올렸다. 그 중엔 떨어지지 않으려 구명조끼 끈으로 서로를 묶은 아이들도 있었다. 세월호 잠수사들의 이야기를 엮은 책 에서 한씨는 “묶인 끈을 잘라낼 때마다 생이별을 시키는 것처럼 마음이 아팠다”고 했다.침몰한 여객선 세월호 선체 내부에서 구명조끼 끈으로 서로를 묶은 남녀 고교생 시신 2구가 발견됐다. 이들은 발견 당시 뒤집힌 세월호 우현 통로 계단을 올려다보는 형태로 잠겨 있었다. 위, 아래로 각각 1개씩 달린 구명조끼 끈 가운데 위쪽 끈은 각자 허리에 묶었지만 아래쪽 끈은 서로 연결돼 있었다.
그럼에도 한씨는 ‘잘 살아보자’는 의지가 강했다고 한다. A씨는 “한씨가 참치집을 할 때도 정말 열심히 하고 뭐든지 열심히 했다”며 “정신과 입원 치료도 받고 살아보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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