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행 상황 담긴 녹음파일 법정서 공개 “우발범행” 주장…檢, 무기징역 구형
“우발범행” 주장…檢, 무기징역 구형 이혼 소송 중인 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대형 로펌 출신 변호사의 범행 전후가 녹음된 음성파일 일부가 공개됐다. 현장에 아들이 있는데도 둔기를 휘두르는 소리와 비명, 아들에게 신고해달라고 말하는 피해자의 목소리 등 참혹한 상황이 그대로 담겼다.피해자는 A씨와 이혼을 결심한 뒤 그와 만나게 되는 일이 있을 때마다 녹음했다. 그러나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알지 못해 수사 과정에서는 녹음 파일을 확인할 수 없었다.
유족 측은 오랜 노력 끝에 휴대전화 잠금을 풀어냈다. 여러 녹음 파일 중 범행 당시 상황이 담긴 140분 분량의 파일에는 피해자가 별거 중이던 A씨 집에 도착했을 때의 상황이 고스란히 담겼다. 지난 4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도 녹음 파일 일부가 공개됐다. 피해자는 집에 도착하자마자 아들에게 “잘 있었어? 밥 먹었어?”라며 다정하게 인사를 건넸다. 당시 피해자는 A씨를 상대로 이혼 소송을 제기한 상태였고, 딸은 어머니와 함께 있고 싶다고 밝혀 다른 집에 머물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 당일 피해자는 딸의 짐을 챙기려고 A씨 집을 방문한 상황이었다.
A씨는 피해자에게 “아니, 거기서 사면 되잖아. 여기 두고 있어야지”라고 말했다. 피해자는 “여기 많잖아. 많아서 그래. 한 개만 줘. 당장 없어서 그래”라고 했다. A씨는 “당장 없는 걸 어떻게 해. 그러면서 무슨 커스터디를 한다는 얘기야”라며 피해자를 나무라는 듯 말했다. 딸의 소지품과 관련해 몇 차례 이야기가 오가던 중 피해자는 돌연 “아악!”하고 비명을 질렀다. 이후 둔탁하게 내리치는 소리, 피해자가 “미쳤나 봐”라면서 계속 소리를 지르는 소리가 이어졌다. 아들과 인사하고 약 2분 30초 정도 지났을 때였다.약 2분 뒤 또 피해자의 비명이 들렸다. 이후 피해자는 힘겹게 “오빠 미안해”라고 여러 차례 말했다.A씨는 지난해 12월 3일 오후 7시 50분께 서울 종로구 사직동 아파트에서 아내의 머리 등을 여러 차례 둔기로 가격하고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A씨는 그간 아내와 금전 문제 및 성격 차이로 가정불화를 겪었고, 사건 당일에도 관련 내용으로 다투다가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짐을 가지러 온 피해자가 고양이를 발로 차면서 몸싸움을 벌였고, 우발적으로 살해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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