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건 괜찮아도 통발을 이용한 조업활동에는 지피에스(GPS·위성위치확인시스템)가 필수인데 그게 안 되니 조업은 올스톱이지.” 10일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박태원(65) 연평도 어민의 목소리에는 근심이 가득했다. 박씨는 “오늘도 아침에 조업을 나갔을 때 지피에스가
북한의 GPS 교란이 나흘째 계속된 2016년 4월3일 서울 송파구 신청동 수협중앙회 어업정보통신본부 안전조업상황실 모니터에 동해에서 조업 중인 어선이 경북 의성에 위치한 것으로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10일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박태원 연평도 어민의 목소리에는 근심이 가득했다. 박씨는 “오늘도 아침에 조업을 나갔을 때 지피에스가 갑자기 먹통이 됐다”며 “통발은 한번 바다에 뿌려놓으면 맨눈으로 보이지도 않는다. 그나마 통발을 찾으면 양망을 할 수 있는데, 투망할 때는 정확한 위치 정보가 없으면 기존에 뿌려놓은 통발과 겹쳐서 엉킬 위험도 있다”고 말했다.북한의 지피에스 교란 공격은 오전 9시와 오후 3시에 산발적으로 이뤄진다고 한다. 박씨는 “오전 9시와 오후 3시는 이미 바다에 나가서 한참 조업활동을 할 때”라며 “통발과 양망을 약 20분마다 반복해서 하니까 지피에스가 1시간만 먹통이어도 정말 피해가 크다”고 했다.
지피에스 전파 교란 공격은 운항을 지피에스에 의존하는 소규모 선박의 조업 활동에 직접적인 타격을 준다. 닻자망 어업활동을 하는 김정희 연평도 선주협회장은 “망망대해에서 지피에스 없이 감만으로 미리 설치한 그물을 찾아갈 수 있겠느냐”며 “정부는 재산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심각하지 않은 것처럼 말하는데 눈에 보이지 않는 피해가 크다”고 말했다. 닻자망 어업은 그물 중간에 쇠기둥을 세워 꽃게 등을 잡는 어로행위를 말한다.그는 이어 “그나마 날씨가 좋으니 다행이지 날씨도 안 좋으면 실수로 북한에 갈 수 있다. 오늘 새벽에 보니 어업지도선 불을 환하게 피워놨던데 이것도 어민들이 실수로 북한으로 가지 않게 위치를 알려주기 위한 것 아니냐”라고 덧붙였다.
어민들은 정부가 제대로 된 피해 예방 및 보상 대책을 세우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김옹석 연평도 어촌계장은 “지난봄에 그 난리를 겪었는데 어민들에게 지원해준 것은 2만5000원짜리 나침반이 전부”라며 “나침반은 배에 더 비싼 장비를 구비해놨다. 생색내려고 준 것이지 그게 무슨 대책이냐”고 지적했다.그러다 보니 지피에스 교란 공격에도 정부에 피해 신고를 하지 않는 어민도 있다. 박태원씨는 “피해 신고를 해서 달라지는 게 없다. 봄에도 조업을 못 해서 손실을 봤는데 제대로 해준 것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달 1일부터 10일까지 북한의 지피에스 전파방해 활동에 의한 장애 신고가 항공기 279건, 선박 52건 등 331건 접수됐으나 이로 인한 사고 등 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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