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부실시공의 실태에 대한 구체적인 증언들. 일부 현장만의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국토안전관리원 관계자가 지난 5월 2일 인천시 서구 검단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 슬래브 붕괴 현장을 살피고 있다. 2023.5.2 ⓒ뉴스1
철근 작업은 건물의 뼈대를 세우는 일로, 건물의 진동이나 하중에 의한 균열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설계 도면에 따라 수직근과 수평근이 교차하는 자리를 단단히 결속해야 건물도 안전하다. 하지만 이 작업부터 부실시공이 만연한 상황이란 게 함 씨의 설명이다. 함 씨는"철근 작업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단종이나 원청 건설사는 타설 날짜를 미리 잡아놓고, 타설 날짜를 미룰 수 없으니 오늘까지 철근 작업을 끝내달라고 압박하기도 한다"며"건설노조에 가입한 노동자들은 건설사 압박에 구애받지 않고, 철근을 더 묶고 설계대로 규격된 철근을 찾아서 넣는다. 100번 묶어야 할 철근을 100번 묶으니 건설사는 조합원들이 작업 속도가 더디다며 기피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 씨는"노조 조합원이 근무하는 데에서는 불량 레미콘을 폐기처분하라고 강력 요구하면 폐기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조합원이 아닌 일반 기사가 그런 요구를 하면 건설현장은 무시하거나 레미콘 기사가 소속된 레미콘 공장에 전화해 '한 번 더 이런 얘기를 하면 물량 배정 끊겠다'며 반협박성 발언을 하기 때문에 레미콘 기사들이 이러한 문제를 근절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건설현장에 레미콘차를 순차적으로 보내면 해결될 문제처럼 보이지만, 건설사들은 공기 단축을 위해 레미콘차를 한번에 전부 투입하라고 요구한다고 김 씨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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