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누구의 도시입니까. 빠르게 걷는 사람만의 도시입니까. 말을 빠르게 하는 사람만의 도시입니까. 저는 장애인만을 위한 후보가 아닙니다...
6·3 지방선거 서울시의원 무소속 후보로 출마하는 탈시설 뇌병변 장애인 조상지씨가 6일 서울 중구 시청역 환승통로에 있는 탈시설 장애인 당 농성장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서성일 선임기자 “서울은 누구의 도시입니까.
빠르게 걷는 사람만의 도시입니까. 말을 빠르게 하는 사람만의 도시입니까. 저는 장애인만을 위한 후보가 아닙니다. 이 도시에서 밀려나 본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정치를 하고 싶습니다.
” 조상지 무소속 서울시의원 종로 제2선거구 예비후보는 지난 6일 인터뷰에서 보완대체의사소통을 통해 이렇게 말했다. 조 후보는 2008년 탈시설한 중증 뇌병변 여성 장애인이다. 시설 안에서 15년, 시설 밖에서 17년을 살았다. 시설 밖에서 지낸 시간이 인생에서 더 길어진 지금, 조 후보는 자신이 사는 도시를 직접 대리하고자 나섰다.
AAC 장치를 쓰는 중증장애인이 지방의원에 도전하는 건 2014년 김주현 노동당 후보 이후 12년 만이다. 조 후보는 “장애인이 살고 있는 이 지역, 장애인이 이동하고 일하고 관계 맺는 이 도시를 누가 대표할 것인가를 다시 묻기 위해서 출마했다”고 밝혔다. 그는 “장애인은 늘 비례대표의 자리, 상징의 자리로만 상상돼왔다”며 “장애인도 지역에서 살아가는 시민이고, 지역을 대표할 수 있는 정치 주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6·3 지방선거 서울시의원 무소속 후보로 출마하는 탈시설 뇌병변 장애인 조상지씨가 6일 서울 중구 시청역 환승통로에 있는 탈시설장애인당 농성장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서성일 선임기자 탈시설 후 장애인 활동가로 살아온 조 후보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이동권 시위에 수차례 참여했다. 서울시의 중증장애인 맞춤형 공공일자리 사업에 참여했다가 2024년 오세훈 서울시장이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하면서 일자리를 잃은 해고 노동자이기도 하다. 조 후보의 다양한 당사자성은 공약에 고스란히 담겼다. 중증장애인 공공일자리 복원과 제도화, 탈시설 지원조례 복원과 탈시설 권리 보장,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다.
그는 “지금까지 장애인의 삶은 너무 자주 다른 사람들에 의해 설명됐다”며 “저는 직접 정치하겠다는 후보다. 시설에서 살아남은 사람, 지역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 AAC로 말하는 사람, 이동과 노동의 권리를 빼앗겨 본 사람이 직접 의회에 들어가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 후보는 정식 정당이 아닌 탈시설장애인당 소속이기 때문에 무소속으로 출마한다.
현행 정당법상 창당을 위해선 시·도당별로 1000명 이상의 당원을 확보해야 한다.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정책을 알리는데 주력했던 장애인 활동가들은 이제 조상지라는 후보를 내세워 이번 6·3 지방선거를 완주할 계획이다. 6·3 지방선거 서울시의원 무소속 후보로 출마하는 탈시설 뇌병변 장애인 조상지씨가 6일 중증장애인 공공일자리 복원을 요구하며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을 향해 행진하고 있다. 민서영 기자 조 후보는 많은 사람과 악수하고 큰 소리로 연설하는 대신 기계음이 나는 AAC로 소통하고 전동휠체어를 타고 농성장과 시위 현장을 누빈다.
이날 인터뷰를 마친 조 후보는 중증장애인 공공일자리 복원을 요구하기 위한 행진에 함께했다. 행렬의 제일 뒤에 선 조 후보는 전동휠체어의 조이스틱을 조작하며 가다 서기를 반복했다. 그가 시청역 농성장에서 두 번의 엘리베이터를 거쳐 지상으로 나가 서울지방고용노동청까지 향하는 여정엔 50분이 소요됐지만 조 후보는 “저의 선거운동은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권리에 대해 더 많이 말하는 것”이 이번 선거의 목표라고 했다.
조 후보는 “장애인의 권리는 장애인만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서울이 누구도 버리지 않는 도시가 될 수 있는지 질문하는 것”이라며 “시설에 갇히지 않을 권리, 이동할 권리, 일할 권리, 말할 권리,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아갈 권리는 결국 모두의 권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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