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가 채용 면접 때 성차별·성희롱 발언을 들은 피해자들에 대한 집중 상담에 나서기로 했다.
인권위는 지난 19일부터 채용 면접 시 성차별 사례 진정을 접수받아 집중적으로 인권상담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진정을 제기한 피해자들은 인권상담 조정센터 전문상담사로부터 성차별 진정 처리 절차와 구제 방법을 안내받을 수 있다.
인권위는 최근 ‘성차별적 행위’로 결정한 면접 진정 사례를 소개했다. A 문화센터의 면접관은 여성 강사 지원사에게 “남자친구는 몇 명 사귀었나” “남자 친구와 진도는 어디까지 나갔냐” 등 업무와 무관한 질문을 했다. B 은행은 “키가 몇인지” “OO과라서 예쁘네”등 외모 평가 발언을 하며 여성 면접자에게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를 것을 요구했다. 여성 면접자들은 육아와 일 중 하나를 고르라는 질문을 받은 경우도 있었다. ‘육아는 여성의 몫’이라는 성차별적 인식을 바탕에 깔린 듯한 질문을 던진 것이다. C 공기업의 면접관은 한 여성 면접자에게 “여성들이 직장에서 가정 일 때문에 업무를 못하는데, 육아를 담당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라고 물었다. 국가 공무직에 지원한 D씨는 “아직 미혼이시죠? 결혼과 임신, 출산이 국가적인 문제인데 일과 양육을 어떻게 할 것인지” 등의 질문을 받았다고 한다.
인권위는 직무 및 업무 수행 능력과 무관한 것을 묻거나 요구하는 이 같은 발언은 평등한 노동권을 침해한다는 점에서 매우 중대한 인권 문제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특히 채용 면접은 청년들이 경제적 독립을 위해 노동시장으로 진입하는 첫 관문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고 봤다. 인권위는 또 “면접관들의 성차별·성희롱 질문이 1회에 그치더라도 피해자에게는 심각한 인격적 모멸감과 좌절감을 준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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