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사건도 금방 잊힐까 걱정이 된다. 음주운전으로 사망사고를 내도 솜방망이 처벌을 받는 경우가 많은데 아예 제도를 바꿔서 강하게 처벌해야 한다”
‘음주 뺑소니 사고’로 사망한 40대 가장의 빈소가 27일 서울 한 대형병원에 차려졌다. 영정에는 고인의 축구화가 함께 놓였다. 김세훈 기자‘음주 뺑소니’ 사고로 숨진 A씨 어머니의 울음소리가 27일 빈소 밖으로 새어나왔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진 A씨의 빈소에는 오전 9시부터 그의 지인들 수십명이 다녀갔다. A씨와 30년을 알고 지낸 친구들도 하나둘 빈소를 찾았다. A씨의 어머니와 아내, 초등학교 5학년 딸이 조문객을 맞았다. A씨의 영정 앞에는 생전 축구를 즐기던 고인의 축구화가 놓였다.
A씨는 20여년 간 동대문 원단시장에서 원단 배달 업무를 하면서 생계를 꾸려왔다고 한다. 능력을 인정받아 밤늦게까지 밀린 주문을 직접 처리하기도 했다. 지인인 김영린씨는 기자와 만나 “업무상으로 몇 번 얼굴을 본 적 있는데 일을 정말 잘해줬던 것으로 기억한다. 장애를 가지고도 열심히 살아왔는데 너무 안타깝다”고 했다. A씨는 한쪽 손목 아래가 없는 선천적 장애가 있었지만 늘 밝은 표정으로 주변 이들을 대했다고 한다. A씨는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에서 학창 시절을 보냈다. 이때 만난 친구 10여명과 30년 넘게 우정을 이어왔다. 이들이 함께 있는 카카오톡 단체채팅방에는 사고 직후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 오갔다. 고인과 30년 지기인 장모씨는 “학창시절 운동도, 공부도 잘했다. 항상 밝은 모습이라 장애를 가졌다는 것을 인식 못 할 정도였다”며 “직장에서 일도 잘하고, 쉬는 날마다 함께 놀러 가는 화목한 가정의 가장이었다”고 회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