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립과 배제를 넘어, 공존을 찾아 ②극우 포퓰리즘의 부상
극우 포퓰리즘의 부상 런던 지하철역 러셀스퀘어 근처 시장에서 장을 보는 시민들. 브렉시트를 둘러싼 격한 갈등은 사그라들었지만 일반 시민들은 경기 침체와 물가 급등으로 인해 생계비 위기에 시달리는 등 혹독한 대가를 치르고 있다. 홍대선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선임기자
코로나19 팬데믹은 전세계에 적잖은 상흔을 남겼지만 브렉시트를 동시에 겪은 영국은 유독 심한 타격을 입었다. 런던은 살인적 물가에 시달렸고, 유럽연합 의존도가 높은 중소 도시들은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았다. 영국 전역에 여진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리시 수낵 총리는 ‘불법이민자 무조건 추방’이라는 반난민·이민 카드를 다시 꺼내 들었다. 2021년 1월1일 영국은 극한 분열 끝에 유럽연합에서 탈퇴했다. 유럽 통합에 대한 오랜 회의와 현실 정치에 대한 실망, 여기에 난민·이민 이슈를 앞세운 극우 정치인들의 선동이 가세했다. 조너선 포티스 킹스칼리지런던 교수는 “브렉시트로 거대한 장벽이 생기면서 물가, 투자, 무역 등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의 생산성 증가율은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때보다 떨어졌고, 기업투자는 2016년 브렉시트 투표 이래로 증가하지 못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3년을 평가한 보고서에서 “기업투자 감소와 노동력 부족 등으로 인해 1년에 1천억파운드의 경제 손실을 초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브렉시트가 영국 사회에 끼친 영향을 단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다. 팬데믹과 동시에 진행된 터라 고용, 물가, 복지, 경제 등에 어떻게 작용했는지 명확히 구분짓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절반이 넘는 영국인들이 ‘브렉시트를 후회한다’는 결과가 나오고 있지만, 정작 정치인들은 언급하지 않으려 한다. 케빈 그레이 서식스대 교수는 “키어 스타머가 이끄는 노동당은 2024년 총선에서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데도 ‘더 선’처럼 정치색 강한 언론의 비판과 논란이 두려워 문제를 제기할 의향이 없다”며 “그 결과 어떤 종류의 ‘집단적 침묵’이 형성되고 있다. 보수당의 반난민 기조는 점점 더 신랄해지고, 정치는 더 후퇴하고 있다”고 말했다.2016년부터 2022년까지 6년 동안 브렉시트는 4명의 총리를 집어삼켰다. 영국 경제가 수렁에 빠져 있을 동안 집권 보수당 정부는 제대로 된 후속대책을 내놓지 못했다. 이 상황에서 가장 큰 정치적 승리를 거둔 세력은 극우 성향의 정당들이다. 끊임없이 ‘이민자를 쫓아내자’거나 ‘위대한 영국을 되찾자’는 구호를 외쳤던 이들은 트럼프식 포퓰리즘과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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