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러’ 아닌 아세안 정상들 앞에서 ‘러시아 타도’ 외친 윤석열 대통령

아세안 정상회의 발언...뚜렷한 명분 인정받기 어려워 보여

윤석열 대통령은 6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국제사회의 평화를 해치는 북한과의 군사협력 시도는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밝혔다.대통령실은 해당 발언의 전후 관계 설명을 내놓지는 않았다. 다만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의 최근 방북 사실과 김정은 국무위원장-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회담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북한-러시아 간 군사협력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한국이 러시아를 적대시하는 미국과 군사협력을 하고 있는 데다,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우회 지원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윤 대통령의 러시아 겨냥 발언은 아세안 정상들로부터 뚜렷한 명분을 인정받기 어려워 보인다. 또한 아세안 국가들 상당수가 미-러 대립 구도 속에서 전략적 모호성을 취하고 있다는 점에서 아세안 정상들로선 윤 대통령의 발언이 불편하게 받아들여질 소지가 있다. 한편, 윤 대통령은 한·아세안 정상회의 모두발언에서 “그동안 저는 한미일 협력을 강화하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여왔다”며 “지난 8월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미일 3국은 아세안이 주도하는 지역 구조에 대한 전적인 지지를 바탕으로 각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을 조율하고, 신규 협력 분야를 발굴해 나아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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