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경향] 우리는 여전히 철기시대를 살고 있다. 자동차와 선박, 고층건물과 다리, 가스·수도관...
우리는 여전히 철기시대를 살고 있다. 자동차와 선박, 고층건물과 다리, 가스·수도관, 가전제품 등 우리가 사용하는 일상품과 인프라는 대부분 철에 기대고 있다. 철은 산소와 쉽게 결합해 적철광, 자철광과 같은 산화물로 존재한다. 철광석에서 산소를 떼내는 환원과정을 거쳐야 순수한 철을 얻을 수 있다.
인류는 지금까지 환원제로 석탄을 사용했다. 철광석과 석탄을 ‘고로’라고 불리는 큰 용광로에 넣어 1500°C 이상의 고온에서 녹이면, 일산화탄소가 발생해 철광석에서 산소를 분리시키는 환원반응이 일어난다. 철을 얻는 대가로 이산화탄소 발생을 피할 수 없었다. 전 세계 탄소배출량의 7%가 철을 만들면서 나온다. 수천 년간 변함없던 이 제조법에 근본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철강 분야 탈탄소 해법으로 ‘수소환원제철’이 등장하면서다. 석탄 대신 수소를 쓰면 환원과정을 통해 철과 함께 이산화탄소가 아닌 물을 얻는다. 재생에너지를 이용해 이 물을 전기분해하면 수소와 산소로 분리되고, 여기서 나온 수소를 다시 수소환원공법에 투입할 수 있다. 철강 제조에서 순환의 고리가 만들어지고, 탄소배출량은 제로 수준으로 떨어지게 된다.
녹색 철강의 선두주자는 북유럽의 철강기업 SSAB다. 이 회사는 지난 3월 철 스크랩을 재생에너지와 바이오가스를 사용하는 전기로에 녹여 만든 넷제로 철강 ‘사브 제로’를 선보였다. 2026년에는 수소환원제철공법인 하이브리트 기술을 이용해 세계 최초로 화석연료 없이 만든 철강을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일반 철강의 탄소배출량은 강철 1㎏당 2㎏인데 반해 사브 제로는 0.05㎏ 미만이고, SSAB Fossil-free는 배출량이 없다.지난 10월 11일 SSAB의 마틴 페이 최고기술책임자를 화상으로 만났다. 그는 넷제로 철강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탄소배출권 가격 상승, 유럽연합의 탄소국경조정제도 시행 등으로 수소환원제철로의 전환이 초기 예상보다 빨라지리라고 내다봤다. SSAB의 경우 기존 고로의 전환 완료 시점을 2045년에서 2030년으로 크게 앞당겼다.
2021년 7월 SSAB의 옥셸뢰순드 제철소에서 석탄과 코크스 대신 100% 수소로 환원하는 HYBRIT 기술을 사용해 생산한 첫 번째 강철이 압연 공정을 거치고 있다. 이 강철은 첫 번째 고객인 볼보 그룹에 납품됐다. SSAB 제공“CBAM은 유럽연합 외부에서 생산되는 철강에 대해 탄소 배출 비용의 차이만큼 세금을 부과하는 체제다. 중국, 한국, 일본, 인도네시아에 있는 회사가 유럽에 철강 제품을 수출하려면 탄소국경세를 내거나 자체 기술로 유럽과 같은 수준으로 배출량을 낮춰야 한다. CBAM은 유럽 역내는 물론 역외 기업들에 탈탄소에 나설 인센티브를 제공한다.”“HYBRIT 연구 프로그램에 투자했을 때 스웨덴 에너지청으로부터 재정적 지원을 받았다. R&D 프로그램에 대한 지원은 매우 중요하고 환영할 만하지만 그것이 SSAB에게 결정적인 요소는 아니었다. 지원을 받지 않았더라도 이 프로젝트를 추진했을 것이다. 그렇다고 지원을 받고 싶지 않다는 뜻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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