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병역을 여론조사로? 특례 찬성했던 남성도 'X소리' 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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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비롯해 수많은 내 또래 군필자들은 바로 이 지점에서 심각한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BTS 병역 나는고발한다

지난 2021년 초 해군에 입대해 20개월의 병역을 마쳤다. 해군은 내가 선택했지만, 군대에 가느냐 마느냐는 결코 나의 선택이 아니었다. 대한민국 국민인 남성은 누구나 병역법에 따라 국방의 의무를 지기 마련이고, 나는 이를 따랐을 뿐이다. 군 20개월 가운데 18개월 동안 배를 타면서 만났던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도 그랬다. 유명 프랜차이즈 기업 부점장, 현직 작곡가, 해외 명문대 휴학생, 비록 짧지만 일평생 어업에 종사하다 온 사람 등등. 심지어 지병이 있거나 가족을 부양해야 하는 상황에서 입영한 사람도 있었다. 다시 말해,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군대에 ‘끌려온’ 사람들이었다. 불만이 없을 수 없다. 하지만 적어도 영내에서는 아무도 신세 한탄을 하지 않았다. 그보다는 지금 내가 이행하는 병역의 당위성을 돌아보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

민심을 읽고 재빨리 번복했으니 그걸로 된 걸까. 아니다. 애초에 이런 발상을 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우리 사회의 원칙과 법치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일이라, 매우 실망스럽다. BTS든 누구든 어떤 특정인에게 병역 특례를 적용하느냐 마느냐를 인기 투표와 같은 여론조사로 판단하겠다는 건 병역 문제를 우리 사회가 합의한 법적 질서 밖에서 찾겠다는 소리나 마찬가지다. 실제로 성일종 의원은 “국가적 이득을 여러 가지 측면에서 볼 필요가 있다”며 연일 국위선양과 경제적 파급효과를 병역 특례 적용의 근거로 제시했다. 성 의원을 비롯해 여야 정치인 모두 이런 논리가 매우 합리적이라 국민도 이해할 거라 믿으면서, 정작 그 결정의 책임은 국민에게 미루려 하는 눈치다. 하지만 나를 비롯해 수많은 내 또래 군필자들은 바로 이 지점에서 심각한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 입대를 앞둔 서울대 남자 후배는 평소 BTS 병역 특례에 찬성 입장이었지만 여론조사라는 단어 하나에"뭔 X소리"라는 욕부터 했다.

군 복무 중에 만났던 역도 선수 출신 한 수병의 자조 섞인 한탄을 기억한다. “권력 있고 돈 많은 사람들 전부 군대 빼던데. 정치인 본인이나 애들이나 군대 다녀온 사람이 얼마나 되겠냐? BTS는 일도 아니지. ” 이런 말도 했다. “형, 나 나름 세계대회 메달리스트인데, 나라에서 군대는 가라더라. ” 이렇게 푸념하면서도 성실히 의무를 다한 건 사회의 원칙과 기준을 존중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병역 특례가 정치권이 베푸는 하사품으로 전락하면 이 수병처럼 원칙대로 조금의 편의 없이 병역 의무를 다한 청년만 바보가 된다. 여론조사를 왜 BTS만 하나. 모든 사람이 군대 가기 전에 여론을 확인하자고 하면 어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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