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의 첫 상표는 원래 두꺼비가 아니라 원숭이였습니다.
1924년 평양 용강군 진지면에 설립된 진천양조상회. 한국의 첫 주류 회사이자 올해로 95주년을 맞은 ‘진로’의 모태다. ‘진로’란 이름은 생산지와 제조공정에서 비롯됐다. 진지의 ‘진’과 순곡으로 소주를 증류할 때 술이 이슬처럼 맺히는 데서 착안한 ‘로’를 각각 땄다. 현대 소비자가 즐겨 마시는 희석식 소주는 쌀이나 보리, 고구마 등 곡물을 발효한 뒤 증류해서 불순물을 모두 제거한 주정으로 만든 일종의 ‘곡주’다. 진로의 상표는 원래 두꺼비가 아니라 원숭이였다. 창업지였던 서북 지방에선 원숭이를 복을 상징하는 영특한 동물로 여겼다. 54년 서울 신길동으로 옮겨 본격적으로 전국 영업을 개시하면서는 두꺼비로 상표를 바꿨다. 일부 지역에선 원숭이 이미지가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두꺼비는 ‘번영’과 ‘장수’의 의미를 담고 있다.
98년 출시한 23도 참이슬은 “소주는 25도”라는 상식을 깨고 ‘부드럽고 깨끗한 소주’의 이미지를 만들어낸 획기적인 상품으로 꼽힌다. 여성을 소주 모델로 기용한 것도 파격이었다. 당시 이영애가 모델로 기용됐다. 출시 20주년이던 2018년 누적 판매량 300억병을 돌파한 뒤’ 지금까지 301억병이 팔렸다. 2006년 ‘참이슬 후레쉬’ 출시와 함께 ‘참이슬 오리지널’로 개명했다. 이 사이 하이트맥주가 진로를 인수해 하이트진로로 이름을 바꿨다.90년대 ‘진로골드’로 업그레이드하면서 사라진 진로는 지난해 4월 진로로 다시 태어났다. 레트로 열풍에 힘입어 70~80년대 푸른 진로 라벨 등 과거 디자인을 복원해 20~30대 젊은이들을 겨냥해 내놓은 제품이다. ‘진로이즈백’은 출시 당시 목표했던 연간 판매량을 두 달 만에 달성하고 출시 13개월 만인 지난 5월엔 3억병 이상 판매를 기록했다. 이달엔 미국과 일본, 중국 등 7개국에 수출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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