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을 위한 볼거리와 이야깃거리가 지금보다 훨씬 한정적이었던 어린 시절, ‘아라비안나이트’는 나의 ‘최애’ 책 중 하나였다. 밤마다 외할머니가 들려주신 전래동화는 구수했고, 여자아이들이 주로 읽었던 서구 공주 이야기들도 그 나름의 재미가 있었지만, 읽을 때마다 감탄이 나왔던 화려한 이국에 대한 묘사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스릴 넘치는 서사로는 ‘아라비
안나이트’를 따라갈 만한 것이 없었다. 하늘을 나는 양탄자라니! 앞이 뾰족한 구슬 달린 신발이며 화려한 터번은 또 어떻고! 책을 읽을 때마다 커서 꼭 이 이야기들이 펼쳐지는 무대를 찾아 나만의 모험을 떠날 생각에, 요샛말로 ‘가슴이 웅장’해지곤 했다.
지난해 9월 이란에서는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22세의 마흐사 아미니라는 여성이 종교 경찰에게 끌려간 후 사망한 사건이 있었다. 그녀의 장례식에서 여성들은 히잡을 찢고 머리카락을 자르는 등 항의 운동을 벌였고 이는 이후 이란 사회를 뒤흔든 시위로 이어졌다.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이란의 여성 인권 운동가 나르게스 모하마디는 이를 언급하면서 “히잡 강제 착용은 종교적인 의무이거나 전통문화가 아니라 사회 전반적으로 복종을 강요하는 정부의 수단”이라고 밝혔다고 한다. 히잡 또한 단일하지 않다. 아랍어로 ‘가리다’ 또는 ‘덮다’를 의미하는 동사 ‘하자바’에서 파생된 용어인 ‘히잡’에는 몸을 가리는 정도와 스타일에 따라 히잡, 아바야, 키마르, 차도르, 부르카, 니캅 등 다양하다. 최근 몇 년 동안 돌체앤가바나, 샤넬, 구찌 등의 ‘명품 브랜드’에서 히잡 컬렉션을 발표해 큰 유행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언제, 어디서, 누가 히잡을 쓰는지에 따라 그 의미가 판이하게 달라진다는 것이다.현대 이란에서 히잡이 갖는 의미는 무엇일까. 이를 알기 위해서는 1900년대 초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1921년 영국의 지지를 등에 업은 쿠데타를 통해 세워진 팔라비 왕조는 1979년 이란 혁명 전까지 이란을 통치했던 마지막 페르시아 제국이었다. 영국에 이란은 석유 매장지로서 중요했다. 1901년 이후 이란 석유를 독점 개발한 영국이란석유회사는 영국 국영 회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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