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 급등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한 에너지 위기 속에서 한국의 에너지 안보 강화 방안 모색. 다각화, 해외 자원 개발, 원전 추가 건설, 컨트롤타워 구축 등 다양한 해결책 제시.
국제 유가 가 급등하면서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에도 불구하고 서울 휘발유 평균 가격은 리터당 2000원을 넘어섰다. 이란 전쟁 발발 두 달여 만에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원유 가격을 폭등시키며 세계 경제를 위기로 몰아넣었다.
중동 원유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는 특히 큰 충격을 받았다. OECD는 성장률 전망치를 2.1%에서 1.7%로 하향 조정했으며, JP모건은 한국을 유가 변동에 가장 취약한 국가로 지목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전쟁 종식 후에도 에너지 수급 환경이 이전처럼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하며, 한국의 에너지 공급 안정성도 시험대에 올랐다. 에너지 안보의 틀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에너지 안보의 핵심은 다각화이다. 특정 국가나 경로에 에너지 조달이 집중될수록 위험은 커지므로 수입선을 다변화하고 도입 경로를 다양화해야 한다. 과거 중동산 원유 비중을 90%에서 56%까지 낮추려는 노력이 있었지만, 여전히 충분하지 않다.
‘탈호르무즈’ 전략의 일환으로 육상 송유관 건설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으며, IEA는 튀르키예-이라크 송유관 건설을 제안했다. 또한, 산유국의 석유를 국내 비축 시설에 보관하는 국제 공동 비축 사업 확대와 수급 위기 시 우선 구매권을 확보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 특히 해외 자원 개발은 국가적 차원에서 집중적으로 추진해야 하지만, 현재 한국의 석유·가스 자주개발률은 10.8%로, 일본의 42.1%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이러한 격차는 정치적 외풍과 전문성 부족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일본은 정권과 관계없이 자원개발기구에 힘을 실어준 반면, 한국은 자원개발이 정권의 변화에 따라 좌우되며 결국 외면받았다.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은 에너지 안보 ‘새 판 짜기’의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이다. 2040년 전력 소비량은 최대 70TWh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신규 원전 3~7기에 해당하는 규모이다. 그러나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재생에너지 일변도 정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재생에너지의 간헐성 문제와 중국산 설비 의존도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세계 각국은 원전에 주목하고 있으며, IEA에 따르면 건설 중인 세계 신규 원전 용량은 30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호르무즈 쇼크로 에너지 환경이 급변한 만큼, 12차 전기본은 정권의 선호나 부처의 논리를 넘어 에너지 안보와 미래산업 경쟁력을 담보할 현실적인 에너지믹스를 제시해야 한다. 또한, 에너지 안보의 컨트롤타워 부재 문제도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 현재 에너지 관련 부처가 분산되어 있고, 위기 대응 과정에서 컨트롤타워의 공백이 두드러졌다. 통합 관리 불가능한 ‘전력 따로, 석유·가스 따로’의 기형적인 체제를 시급히 보완하고, 상시적이고 강력한 에너지 안보 컨트롤타워를 구축해야 한다.
위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한 나라는 살아남았고, 우왕좌왕한 나라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지금이 바로 에너지 안보의 새 판을 짤 기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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