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영화 리뷰]
작은 극단에서 연극과 잡일로 생계를 꾸려 나가고 있는 수연, 그녀는 밥을 깨작대며 잘 먹지 않고 먹어도 토하기 일쑤다. 거식증이다. 그리고 우울해 보인다. 사연이 있어 보이기도 한다. 어느 날 전화 한 통을 받는다. 할머니가 전세를 들어 사는 집이 철거되니 와서 집 정리를 해줬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할머니 영순은 요양병원에 있다고 했다. 수연은 마지못해 통영으로 향한다.
할머니와 손녀만 있을 뿐 딸이자 엄마가 보이지 않는다. 알고 보니 3대의 딸이자 엄마 경미는 오래 전에 집을 나갔다. 영순과 수연이 서로 으르렁거리는 지점은 바로 경미다. 둘 다 경미에게 문제가 있었다는 건 인정하지만, 영순은 수연 때문에 경미가 이상해졌다고 하고 수연은 영순이 경미를 이상하게 만들었다고 한다. 누구의 말이 맞는 걸까. 경미는 돌아오지 않거나 못할 것 같은데, 그들 사이는 회복될 수 있는 걸까. 결국 변하지 않을 것인가.영화 는 한예종 영상원 출신 구지현 감독의 장편 연출 데뷔작이자 고 김미수 배우의 유작이자 2019년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출품작이다. 4년 만에 극장에서 빛을 본 케이스인데, 코로나19로 수많은 상업영화들이 개봉을 연기했던 바 하물며 독립영화는 개봉하기가 너무나도 어려웠을 테다.
그런데 영순이 하는 말을 듣고 또 그들이 따로 또 같이 하는 행동, 그리고 생김새를 보면 할머니와 손녀는 똑 닮았다. 영순은 말한다."너 아직도 먹고 토하지? 나는 네가 왜 그러는 줄 안다. 우리 둘은 똑같아. 삶을 자기 손 안에서 통제할 수 있다는 느낌. 그것 때문에 안 먹능 거잖아. 나만큼 널 잘 아는 사람은 없어." 혈육이기에 당연한 말인 것 같지만 일면 소름 끼친다. 누구라도 근원적인 의문이 들어 질문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나는 누구이고 어디서 와 어디로 가고 있는가' 하고 말이다. 그렇게도 경멸하는 할머니와 엄마에게서 왔지만 그건 어쩔 수 없는 지점이라고 한다면, 어디로 갈지는 스스로 정하고 싶지 않겠는가. 그래야 하지 않겠는가. 하지만 그마저도 가족, 혈육이라는 굴레에서 빠져나오기가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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