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노르망디 상륙작전 82주년 기념식에서 유럽 동맹국들에게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 5%까지 증액하고 재래식 방위에 대한 주된 책임을 맡을 것을 요구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방위비 분담 압박과 이란 전쟁에서의 유럽 소극성에 대한 불만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되며, 이민 문제에 대해서도 유럽을 비난했다.
제2차 세계대전 연합군 승리의 분기점이 된 노르망디 상륙작전 82주년 기념식이 프랑스 노르망디 콜레빌쉬르메르에 위치한 미군 묘지에서 열렸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은 이 자리에서 유럽 동맹국들을 상대로 재래식 방위 에 대한 주된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력히 요구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경례를 하며 기념식에 참석했고, 카트린 보트랭 프랑스 국방장관과의 양자 회담에서도 비슷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는 1944년의 역사적 승리는 유능하고 헌신적인 동맹국 간 부담 분담이라는 토대 위에 세워졌다며, 유럽 대륙의 재래식 방위에 대한 책임을 유럽이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국들이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5%까지 증액하고, 방위산업 기반 생산을 확대하며, 실제 전투 수행이 가능한 신뢰성 있는 전력을 갖춰야 한다고 요구했다.
미 국방부는 이러한 입장을 나토 동맹이 '의존국'이 아닌 진정한 '파트너'들로 구성된 '나토 3.0'으로의 전환을 가속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개 연설에서 헤그세스 장관은 노르망디 미군 묘지에서 "우리는 동맹국들과 함께하며, 동맹국들 역시 능력과 준비를 갖추고 우리와 함께 서기를 기대한다"며 "동맹국들이 결정적 순간에 우리와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각자 자신의 몫을 완전히 수행하는 강한 동맹국들이 전쟁에서 승리한다"며 "진짜 동맹국들이 실제 행동을 하고, 싸우고 죽을 가치가 있는 공동의 대의를 위해 실제 희생을 감수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평화는 오직 힘을 통해서만 보장되며, 그것은 준비 태세와 공동의 군사력, 흔들림 없는 정치적 의지로 강화된 대서양 양쪽의 힘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발언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지속되고 있는 방위비 분담 요구와 맞물려, 이란과의 전쟁에서 유럽 동맹국들이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 점에 대한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헤그세스 장관은 지난달 말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서 제 역할을 다하기를 거부하는 동맹국들은 우리가 일하는 방식의 분명한 변화에 직face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으며, 트럼프 대통령 역시 유럽 동맹국들의 소극성에 유럽 주둔 병력 및 재래식 무기 체계 축소와 나토 탈퇴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한편 헤그세스 장관은 유럽의 이민 문제에 대해서도 강한 어조로 비난을 가했다. 그는 "슬프게도 오늘날 유럽의 여러 해변은 서로 다른 위험한 이념들에 의해 침공당하고 있다"며 "스페인, 이탈리아, 그리스, 불가리아의 해변에 배와 사람들이 도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럽 수도들은 언제쯤 그 침공에 대응할 것인가, 아니면 이미 너무 늦은 것인가"라고 반문하며, 미국 정부가 유럽 국가들의 국경 통제 부실을 비판해온 맥락을 이어갔다. 지난해 미국 국가안보전략(NSS) 문서에는 유럽이 "문명의 소멸"에 직면해 있으며, 신뢰할 수 있는 미국의 동맹국으로 남으려면 방향을 수정해야 한다는 경고가 담겼다. 올해 노르망디 상륙작전 기념식에는 헤그세스 장관의 방문에 반대하는 현지 주민들의 시위도 발생했는데, 이는 그의 강경한 대유럽 메시지에 대한 반발로 볼 수 있다.
노르망디 상륙작전은 1944년 6월 6일 미국·영국·캐나다군을 중심으로 한 연합군이 나치 독일 치하의 프랑스에 감행한 최대 규모 상륙작전으로, 투입 병력만 15만 6000명에 달했으며 독일 치하의 프랑스 해방과 전쟁의 흐름을 전환시킨 역사적 사건이다. 프랑스는 매년 6월 6일 기념식을 거행하며 5년 주기로 국제적 행사를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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