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클베리(Huckleberry), 내 오랜 궁둥이 열매 [말록 홈즈]

[말록 홈즈의 플렉스 에티몰로지 21] 얼마 전 글벗의 공간에서 오래 전 미시시피강에서 찍은 사진을 보았습니다. 저는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곳이지만, 그곳 어딘가에 ‘오랜 벗’이 싱긋 웃는 얼굴로 손을 흔들며 반겨줄 것만 같습니다. 나의 ‘허클베리 프렌드(Huckleberry friend)’가요. Two drifters, off to see the wor

‘플렉스 에티몰로지’란 ‘자랑용 어원풀이’를 의미합니다. 우리가 쓰는 말들의 본래 뜻을 찾아, 독자를 ‘지식인싸’의 세계로 안내합니다. 작은 단서들로 큰 사건을 풀어 나가는 셜록 홈즈처럼, 말록 홈즈는 어원 하나하나의 뜻에서 생활 속 궁금증을 해결해 드립니다.

우리는 단어의 홍수 속에서 살아가지만, 정작 그 뜻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쓰곤 합니다. 고학력과 스마트 기기가 일상화된 시대에, ‘문해력 감소’라는 ‘글 읽는 까막눈 현상’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습니다. 단어는 사물과 현상의 특성을 가장 핵심적으로 축약한 기초개념입니다. 우리는 단어의 뜻을 찾아가면서, 지식의 본질과 핵심을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의 학업성취도와 학교를 떠난 이들의 지식 인싸력도 레벨업됩니다.얼마 전 글벗의 공간에서 오래 전 미시시피강에서 찍은 사진을 보았습니다. 저는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곳이지만, 그곳 어딘가에 ‘오랜 벗’이 싱긋 웃는 얼굴로 손을 흔들며 반겨줄 것만 같습니다. 나의 ‘허클베리 프렌드’가요.

Huckleberry는 무슨 뜻일 가진 이름일까요? Huckle은 ‘궁둥이’나 ‘넓적다리’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그 열매 ‘huckleberry’는 궁둥이처럼 퉁퉁하죠. ‘huckleberry friend’는 ‘정겨운 오랜 벗’을 뜻합니다. 대나무 말을 타고 놀던 죽마고우처럼, 어린 시절 함께 퉁퉁한 열매를 따며 놀던 친구여서 붙은 이름 같습니다. 한편 허클베리에는 ‘별볼일 없는 사람이나 사물’이란 뜻도 있습니다. 작가가 굴곡진 삶의 주인공 소년에게 ‘허클베리 핀’이라고 이름 붙인 데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입니다. 허크의 성인 핀’’은 핀란드와 관계가 있는지 아닌지는 찾아봐도 모르겠습니다. 분명한 건 ‘핀’이란 성을 쓰는 사람들은 허크와 부랑자인 아버지 ‘팹 핀’뿐이란 점입니다. 생각해 보니 ‘팹’이란 이름도 ‘아무 가치 없는 것’, ‘옥수수죽’ 같은 뜻이네요. 불운한 환경에서 막 살아온 사람이, 아들의 이름도 큰 의미 없이 지었다고 추측해 봅니다.

반면 ‘톰 소여’란 이름에는 의미와 직업이 뚜렷하게 드러납니다. ‘톰’은 예수의 사도 ‘토마’에서 왔습니다. 토마는 아람어 어원으론 ‘쌍둥이’을 의미합니다. 패밀리 네임인 ‘소여’는 ‘톱질꾼’이란 직업을 담고 있습니다. 우리말로 ‘소여’가 아니라 ‘소이어’라고 표기했다면, 재단사 테일러나 제빵사 베이커처럼 이해가 쉬웠을 듯합니다.이태리어 페로는 ‘쇠’를 뜻합니다. 쇠를 다루는 대장장이를 ‘페라이올로’라고 부릅니다. 대장장이 가문에서 엄청난 쇳덩이를 만들어냈다고 볼 수도 있겠군요. 그렇다고 페라리의 설립자 엔초 페라리도 대장장이 출신은 아닙니다.

나라를 한국으로 옮겨 상상엔진에 불을 붙입니다. 인구수 1위인 김씨는, 철을 만들던 사람들이었을까요? 영남에 있던 고대국가 가야의 대표 생산물은 철이었습니다. 신씨는 금속을 늘이고 펴는 금속 가공업에 종사했는지 궁금해집니다. 나무 목에 점 복자가 붙은 박씨는 예언자나 교육자 집안일 것 같기도 합니다. 옛날엔 종교인이 스승의 역할도 맡았었으니까요. 확실한 근거 없는 그저 상상일 뿐입니다. 그냥 이런 해석, 저런 추측이 즐거울 뿐입니다. 만약 피치 못할 상황으로 제 스스로에게 새로운 성을 지어야만 한다면, ‘말씀 설’자를 쓸 것 같습니다. 삶이 온통 설명이라서요.··;;미디어 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 22년째 활동 중. 기자들이 손꼽는 쉽고 재미있게 설명하는 커뮤니케이터. 회사와 제품 소개에 멀티랭귀지 어원풀이를 적극적으로 활용. 어원풀이와 다양한 스토리텔링을 융합해, 기업 유튜브 영상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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