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순간에 재로 변한 800년 역사, 생생한 그날의 비극 노트르담_온_파이어 장혜령 기자
여행 중 노트르담을 두 번 가본 적 있다. 가까이서 보면 숨 막힐듯한 웅장한 위용에 압도된다. 자세히 살펴보면 음침하기도 하다. 궁궐 추녀마루 끝의 토우 같은 악마 석상 가고일이 자리하고 있다. 고딕건축 양식으로 지어 뾰족한 첨탑과 장미창의 아찔한 조화를 만끽할 수 있다. 센 강에서 보는 노트르담, 지하철역에서 보는 노트르담, 에펠탑에서 내려다보는 노트르담이 제각각이다. 어디에서도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전 세계 가톨릭의 상징이자 파리의 랜드마크가 '노트르담 대성당'이다.하지만 4년 전 노트르담 화재로 10시간 동안 활활 타버렸다. 당시 뉴스를 듣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가톨릭 신자는 아니지만 세계적인 문화유산이 사라지는 광경을 실시간으로 보고 있다는 게 영화 같았다. 이는 아마도 2008년 국보 1호 남대문 화재 경험 때문이었으리라. 남일 같지 않던 기시감과 뼈아픈 교훈이 교차되었다.
첨탑 주변을 받치고 있던 철골 구조물이 녹으면서 엄청난 온도의 납에 노출되며 인명 피해로 이어질 뻔한 순간도 있었다. 탑으로 오르는 통로가 극히 좁아 무거운 장비를 짊어지고 300개 이상의 계단을 올라야 하는 고난과 마주하는 고통도 상당했다. 소방대원들은 1,400도 가까운 온도 때문에 방화복과 모자가 녹거나 화상을 입었고, 유독가스를 흡입하면서 진화에 어려움을 겪어갔다.대성당이 속절없이 타는 것도 문제지만 문화유산을 보호 절차가 이 영화의 백미다. 성당에는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힐 때 쓴 것으로 추정되는 '가시면류관'과 '성 십자가 못' 등. 1,300여 점의 문화유산과 예술품이 보관되어 있었다. 건물은 다시 지으면 되지만 문화재는 돌이킬 수 없어 모두가 발을 동동 구르며 초조함을 감추지 못한다. 사제와 대통령은 물론, 먼발치에서 대성당을 바라보며 타들어갔을 세계인의 마음이 영화 속에도 충분히 녹아들어 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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