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사퇴 이후, 당 내부에서 탄핵 반대를 외치는 강성 지지층의 목소리가 압도적이며, 국민의힘은 지역적 한계와 보수 진영의 격렬한 대립으로 인해 위기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16일 사퇴 회견은 모순적이었다. 그는 “2024년 대한민국에 계엄이라니, 얼마나 분노하고 실망했나”라면서도 “탄핵으로 마음 아픈 우리 지지자들께 많이 죄송하다”고 말했다. 전국민적 분노에 공감하면서도, 전통 지지층의 마음을 다독여야 하는 고민이 동시에 담겼다. 정치 신인으로 미숙했던 점이 여럿 있었다는 것이 한 전 대표 사퇴 배경의 한 축이라면, 다른 한 축은 그가 당원이 아닌 국민 분노에 더 무게를 둔 대가라는 시각이 정치권에 적잖다. 국민의힘 이 외딴 섬이 돼가고 있다. 누군가는 ‘갈라파고스’를 떠올리고, 누군가는 ‘영남 자민련’이라고 혹평한다. 수치로 증명된다. 한국갤럽이 13일 발표한 조사에서 국민의힘 정당지지율은 비상계엄 사태 전 조사보다 8%포인트 빠진 24%였다. 국민의힘 이 민주당보다 앞선 곳은 전국에서 대구ㆍ경북(더불어민주당 26%, 국민의힘 40%)밖에 없었고, 연령별로는 60대 이상에서만 민주당보다 우위였다.
국민의힘에선 여전히 탄핵 반대를 외쳤던 소수의 강성 지지층을 대변하는 목소리가 압도적이다. 당 안팎에선 탄핵 찬성을 주장한 한 전 대표와 오세훈 서울시장은 물론이고, ‘당론 반대’를 이끈 권성동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의 퇴출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권 원내대표가 의원들의 자율 투표를 방치해 윤 대통령이 탄핵당했다는 것이다. 강성 지지층을 대변하는 의원들의 목소리도 커졌다. 탄핵 가결 직후 의총은 한 전 대표와 친한계 인사들을 향한 성토장을 방불케 했다. 의원들의 단체 대화방도 비슷한 분위기다. 탄핵 정국 이후 강성 지지층을 대변하는 의원들의 독무대가 됐다. 최근 한 친윤 초선 의원은 단체방에 당이 앞으로 해야 할 세 가지 방안으로 ▶당원게시판 사태 당무감사 ▶총선백서 의혹 조사 ▶친한계가 장악한 보수 패널 실태 점검 등을 제안했다. 이 의원은 또 보수진영을 대변하는 우파 언론이 적다며 복수의 극우성향 매체를 도와줘야 한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이에 한 영남 재선 의원은 자신이 “포털 제휴평가위원회(제평위)를 없애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답글을 달았다. 제평위는 언론의 포털 제휴를 심사하는 곳이다. 탄핵 가결 다음 날인 15일엔 또 다른 친윤 재선 의원이 단체방에 “자해정치를 하는 이재명과 민주당 부역자들은 덜어내자”며 “이제 지켜야 할 108명이란 숫자는 의미가 없어졌다. 90명이라도 똘똘 뭉쳐 새로운 희망의 작은 불씨라도 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커지자 이 의원은 글을 삭제했다고 한다. 김주원 기자 국민의힘이 소수 강성 지지층을 닮아가는 이유로 정치권 인사들은 강원-영남권에 갇힌 국민의힘의 지역적 한계를 꼽는다. 4월 총선 때 국민의힘은 수도권(서울ㆍ인천ㆍ경기)에서 122석 중 19석을 얻은 반면, 강원-영남권(대구ㆍ부산ㆍ울산ㆍ경남-북)에선 73석 중 65석을 얻었다. 여당 지역구 의원 90명 중 강원ㆍ영남 의원 비율이 72.2%다. 2020년 21대 총선에서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지역구 84석 중 71.4%(60석)가 강원ㆍ영남 의석이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 교수는 “여당 의원들이 탄핵 정국이 잠잠해진 뒤 치러질 다음 총선을 생각해 핵심 지지층의 의사를 안고 가는 것이 안전하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영남 중진 의원은 “인적 쇄신에 실패하며 공천을 잘못했고, 이에 ‘총선 참패→영남 주류’의 악순환이 반복됐다”며 “당 주류를 차지한 강원ㆍ영남 의원들의 집단 사고가 이어지면서 고립을 자처하고 있다”고 자조했다. 최근 여러 지표에서 보수 지지층의 이탈이 두드러진다. 13일 갤럽조사에선 국민의힘의 강세 지지층이던 ▶전업주부 ▶무직ㆍ은퇴ㆍ기타 등 비경제활동 인구에서조차 여당 지지율이 민주당에 뒤처지기 시작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탄핵 지역적 한계 강성 지지층 정치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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