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영화 리뷰]
알렉산더 페인의 영화를 좋아한다. 그의 연출 스타일은 1990년대부터 2020년대까지 한결같은 편인데, 주로 미국의 중산층 백인 남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미국 사회를 풍자적으로 들여다본다. 얼핏 지루할 만한 스토리 라인인데 훌륭한 각본과 연기력으로 극을 흥미진진하게 끌고 간다. 때문에 지루하다고 생각할 관객이 많진 않을 것이다.
는 그의 '복귀작'이라 할 만하다. 2020년대 들어 내놓은 최초의 작품이기도 하다. 범작으로 평가받는 이후 6년 만에 돌아왔다. 한편 이 영화 또한 어김없이 북미에서 연말 즈음에 개봉했는데 다름 아닌 아카데미 시상식에 맞추기 위해서였다. 는 제9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5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었고 이변 없이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1970년 12월 크리스마스 한 주 전, 오랜 전통과 역사를 자랑하는 바튼 아카데미. 2주간의 휴가를 맞아 다들 집으로 향한다. 하지만 각자 개인 사정으로 학교에 남게 된 학생들이 있다. 선생님 한 명과 주방 직원 한 명이 함께 남게 되었다. 그러던 와중에 며칠 지나지 않아 집안이 부유한 학생 한 명의 부모님이 헬기를 보내줘 모두 탈출할 수 있게 되었다. 한 명만 빼고 말이다.
그런가 하면 다른 친구들이 모두 헬기를 타고 가 버린 와중에 남게 된 학생 앵거스 털리에게도 말 못 할 사연이 있다. 정신병원에 갇힌 아빠를 두고 엄마가 재혼을 해 버렸는데 새아빠가 그를 사관학교에 보내려 한다. 그런 엄마와 새아빠가 크리스마스 휴가 때 신혼여행을 간다고 하고 앵거스는 집으로 가지 못했다. 선생님 폴, 주방장 메리, 앵거스 셋은 그렇게 크리스마스 2주 휴가를 학교에서 보내게 되었다. 미국에서 크리스마스 휴가는 일 년 중 가장 큰 행사일 테다. 그러니 아이들이 학교에 남아 있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것이다. 특수한 상황 때문에 학교에 남게 된 사람들의 이야기니 다소 특별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이야기를 영화에 담았다.
그들은 같이 밥을 먹으며, 같이 학교 안을 거닐며, 같이 학교 밖을 쏘다니며 서로를 알아간다. 그러며 누구에게도 쉬이 꺼낼 수 없었던, 가장 깊은 곳의 어둠을 자연스레 꺼내 서로에게 보여준다. 미국의 1970년은 어땠을까. 냉전의 한복판이었고 베트남 전쟁이 한창이었으며 불황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여전히 쪼개져 있고 또 이루 말할 수 없이 불안했던 시대다. 한편 그 불안을 영화, 음악, 게임 등으로 풀어내려 하니 관련 산업이 엄청나게 흥행했다. 이 영화를 미시적, 개인적 관점뿐만 아니라 거시적, 시대적 관점에서 봐도 이상할 것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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