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전국 유일 방학 제외 계약”… 방학 중 비근무 상시전환 로드맵 마련 요구
발행 2026-07-21 16:31:2921일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이 기자회견을 열고 대구교육청의 방학 중 비근무자 퇴직금 축소 지급을 규탄하며 미지급 퇴직금 지급을 위한 민사소송 제기를 선언하고 있다.
ⓒ학교비정규직노조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이 방학 중 비근무 노동자의 퇴직금을 축소 지급해왔다며 대구교육청을 상대로 민사소송에 나섰다. 노조는 퇴직금 문제는 물론 방학 중 무임금과 저임금 구조를 낳는 ‘방학 중 비근무’ 제도 자체를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며 정부와 교육당국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학교비정규직노조는 21일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구교육청의 위법한 퇴직금 미지급 행위를 규탄하고 빼앗긴 권리를 되찾기 위한 법적 소송에 돌입한다”며 “교육기관에만 존재하는 기형적인 방학 중 비근무 제도와 이중 차별을 정부가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노조에 따르면 전체 교육공무직 17만8천여명 가운데 약 8만8천명이 방학 중 비근무자다. 학교예술강사와 방과후강사 등 기간제·용역 노동자까지 포함하면 방학 중 비근무 형태로 일하는 노동자는 약 25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들은 방학을 제외한 연간 약 9개월 반만 임금을 받으며 2~3개월은 무임금 상태로 지낸다. 노조는 이를 “교육기관에만 존재하는 기형적인 고용형태”이자 “학교비정규직 저임금 구조의 핵심 원인”이라고 규정했다.
노조는 특히 대구교육청이 2015년부터 방학 중 비근무자의 계속근로기간에서 방학을 제외하는 특약을 계약서에 넣어 퇴직금을 줄여왔다고 주장했다. 최근 대구지부가 DC형 퇴직연금 적립 과정에서도 상시직과 동일하게 적립해야 하는 임금항목까지 비례 계산한 사실을 확인해 노동청에 진정을 제기했고, 노동청은 이를 법 위반으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대구교육청은 체불된 퇴직금을 지급하고 올해 1월부터는 계속근로기간에 방학을 포함하기로 했지만, 2015년부터 2025년까지의 퇴직금은 지급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민태호 학교비정규직노조 위원장은 “곧 방학이 다가오면 국민연금과 건강보험료, 각종 공과금과 대출 상환은 그대로 빠져나가는데 임금은 끊긴다”며 “대구교육청은 예산 절감을 위해 비정규직 노동자를 상대로 퇴직금 꺾기라는 불법을 저질러 왔다”고 비판했다. 이어 “노동부는 잘못된 퇴직금 산식은 불법이라고 판단했지만 대구교육청은 방학의 계속근로기간 제외는 노사 자율이라며 배짱을 부리고 있다”며 “불량사용자인 대구교육청의 불법적인 퇴직금 꺾기 소송을 통해 이재명 정부가 공공부문 모범사용자 역할을 하도록 촉구한다”고 말했다.
퇴직금 소송 원고인 서귀숙 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대구지부 부지부장은 30년간 학교 급식실에서 일한 경험을 소개하며 대구교육청을 강하게 비판했다. 서 부지부장은 “30년 노동의 대가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남은 골병과 누더기가 된 퇴직금뿐이었다”며 “손목터널증후군 수술을 받고도 동료들에게 미안해 한 달 만에 복귀했던 것이 급식노동자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30년 동안 퇴직금 제도가 네 번이나 바뀌었다”며 “조리실무원으로 일할 때는 방학이 포함된 DB 퇴직금을 적립해 주더니, 2018년 조리사로 전환되자 방학을 쏙 뺀 DC, 다시 방학을 뺀 DB로 고무줄처럼 바뀌었다. 똑같이 일하면서 누구는 방학 포함, 누구는 방학 제외로 갈라치기를 당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가운데 왜 대구교육청만 방학을 퇴직금에서 빼는 꼼수를 부리느냐”며 “방학에도 4대 보험료를 내고, 생계를 위해 단기 아르바이트를 하려 해도 학교장 허가를 받아야 하며, 청소 등 학교가 필요하면 출근도 해야 한다.
그런데 퇴직금을 줄 때만 노동자가 아니라는 것은 상식에도 법에도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40일 뒤 퇴직하지만 지난 8년간 빼앗긴 퇴직금과 권리는 반드시 되찾겠다”며 “이번 소송은 저 개인이 아니라 후배 노동자들에게 온전한 퇴직금을 남겨주기 위한 싸움”이라고 강조했다. 정경희 학교비정규직노조 부위원장은 “1년 중 방학에는 임금이 없어 9개월 반 임금으로 12개월을 살아야 한다”며 “방학에는 직원이 아니라면서도 다른 곳에서 일하려면 허락을 받아야 하고, 학교에서 나오라고 하면 출근해야 하며 4대 보험료도 계속 낸다.
월급도 없고 퇴직금도 빼면서 의무만 그대로 지우는 것은 모순”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구교육청은 노동청 시정명령으로 임금체불분을 뒤늦게 지급하면서도 지난 10년의 퇴직금은 인정하지 않겠다고 한다”며 “이재명 대통령이 말한 공공부문 모범사용자가 대구교육청에도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국장은 “방학이 포함된 달이라는 이유만으로 연차유급휴가를 주지 않거나, 학교 공사로 개학이 미뤄졌는데도 휴업수당을 지급하지 않은 사례, 방학에도 대부분 출근했지만 연차를 적게 지급한 사례 등 이중 차별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방학은 사용자의 학사 일정에 따라 발생하는 기간이고 방학 중에도 4대 보험이 유지되며 겸업허가를 받아야 하는 등 종속관계가 계속된다”며 “그럼에도 계속근로기간에서 방학을 제외해 퇴직금을 지급한 것은 부당하며 이번 소송을 통해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노조는 기자회견문에서 “학생들에게는 충전의 시간인 방학이 10만 방학 중 비근무 노동자에게는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현대판 보릿고개’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노조는 특히 “역대급 초과세수로 교육재정 확대가 예상되는 만큼 방학 중 비근무자를 상시근무로 전환하는 것이 교육재정을 가장 가치 있게 사용하는 길”이라며 ‘방학 중 비근무 상시전환 로드맵’ 마련과 노동조합이 참여하는 사회적 협의기구 구성을 요구했다. 아울러 대구교육청에는 ▲미지급 퇴직금 전액 지급 ▲연차·퇴직금·주휴수당 등 인사복무 차별 철폐를, 정부에는 ▲방학 중 무임금 해소를 위한 예산 편성 ▲방학 중 비근무자 상시전환 정책 추진을 각각 촉구했다.




